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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홍준 “더 늦기 전에 청와대 마스터플랜 건축가에게 맡겨야”
유홍준 교수가 ‘나의문화유산답사기’ 서울편을 마무리하며 25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창비 제공

“청와대 개방은 잘 한 일이지만 준비를 하고 문을 열었으면 좋았을 텐 데 아쉽다.”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청와대 개방에 따른 끊임없는 잡음과 관련, 즉흥적으로 해결하지 말고 더 늦기 전에 전문가에게 맡겨 마스터플랜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 교수는 ‘나의문화유산답사기’ 서울편 3,4권을 마무리하며 25일 오전 창비 사옥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청와대 보존과 활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가장 좋은 방법은 건축 공모를 하는 것이다. 문화재와 한옥 등 다양한 건물 가운데 헐 것, 복원 또는 그대로 둘 것은 뭔지, 건물 안은 어떻게 활용 가치를 높일 것인지는 뛰어난 건축가에게 맡기거나 공모를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번 나의문화유산답사기 서울편 3,4권은 사대문안과 한양도성 밖으로 구성,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를 풀어냈다.

유 교수는 “이번 서울편은 기존의 문화유산답사기와 전혀 다르다”며, “한 시대의 삶을 이야기하는 증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내가 살던 시절을 생활 체취가 느껴지게 기록”했다고 밝혔다.

창성동 130번지에서 성인이 될 때까지 살아 추억이 많은 서촌의 풍경은 칠궁에서 시작, 통의동 백송나무와 월성위궁, 창의궁 등을 거쳐 청운초등학교 시절 이야기로 넘어간다. 유 교수는 “전쟁 후 교실이 없어 천막에서 공부했다”며, 겨울에는 가마니를 터오라고 해서 깔고 공부했다고 회고했다.

청운동의 명소인 김가진이 쓴 백운동천과 3대 독립운동가의 이야기, 옥류동 계곡의 송석원이 친일귀족 윤덕영의 벽수산장으로, 다시 박노수 화백의 미술관으로 바뀐 사연도 자세히 풀어놨다.

전통 한옥이 아닌 30년대 신흥주택으로 만들어진 북촌 한옥마을, 서울의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태원, 노고산, 신사동, 미아리의 공동묘지가 망우리로 옮겨가고, 먹고 살 길이 막막했던 주민 30여명이 복숭아 나무를 심어 명소가 된 성북동 등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의 얘기와 사진들이 추억을 환기시킨다.

고서점가에서 화랑가로, 관광지로 바뀌어간 인사동의 변화와 독특한 쾌적함은 조선시대 냇물이 흐르던 대로 길을 낸 S자 길 덕분이라는 유 교수의 풀이도 흥미롭다.

유 교수는 “‘나의문화유산답사기’가 내년 30년을 맞는다. 꼭 들어갔어야 했는데 못 쓴 곳들을 중심으로 연천 전곡리 선사시대를 시작으로 독도까지 국토박물관 순례라는 개념으로 대장정을 마무리할 생각”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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