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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3연임 여파...홍콩증시 ELS ‘손실폭탄’ 터졌다
독재 우려에 항셍·H지수 급락
KB·NH·삼성證 “손실구간 진입
반등 가능성 낮아 부진 이을듯”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3연임에 이어 상무위원 전원이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결정되면서 홍콩 증시가 무너지고 있다. 홍콩 증시와 연계된 국내 주가연계증권(ELS) 상품들이 대거 손실 구간으로 진입했다.

24일 홍콩 항셍지수와 홍콩H지수(HSCEI), 항셍테크지수는 각각 6.4%, 7.3%, 9.7% 급락했다. 증권가는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시진핑 1인 독재 우려’를 꼽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 주석의 ‘공동부유’ 강화로 빅테크 규제는 더욱 엄격해질 가능성이 커졌고 미·중 기술 패권 갈등에서도 자강론에 기반해 대립 국면이 격화할 수 있음을 시장이 우려한 것”이라며 “서방측의 우려가 그나마 자본 유출이 자유로운 홍콩 증시에 반영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홍콩 증시가 급락했지만 반등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글로벌 긴축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중국 내 경기 불안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3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3.9% 성장해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지만 소비와 투자가 동반 부진해 경기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연말, 연초에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한 또 다른 부양책을 내놓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은 물론 홍콩 금융시장의 불안 혹은 발작 현상이 빈발할 여지가 높다”고 예측했다.

박인금·장재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홍콩은 페그제로 금리와 환율은 미국과 연동되고 경기 상황은 중국 본토와 연동돼 실물 경기와 금융시장 간 괴리가 심화된 상태”라며 “홍콩 금융시장과 경기 간의 탈동조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홍콩 주식시장은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지속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홍콩 증시의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와 연계된 국내 주가연계증권(ELS) 상품들의 손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ELS는 기초자산인 주가지수나 개별 종목 가격 흐름과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유가증권이다. 정기적으로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상품 조건을 충족한 경우 조기 상환되지만 기초자산 가치가 원금 손실 기준선을 하회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최근 홍콩 증시가 약세를 거듭하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홍콩H지수와 연계된 자사 ELS 상품이 손실 발생 구간(녹인·knock-in)에 들어가거나 조기상환이 연기됐다고 잇달아 공지했다.

24일 KB증권은 ‘제1911회파생결합증권(주가연계증권)’에 대해 기초자산인 홍콩H지수가 자동 조기상환 조건에 미달해 2차 조기상환이 순연됐다고 공지했다. 이외에도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이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포함한 ELS 상품의 조기상환 지연과 녹인 진입 등을 안내했다.

앞으로도 홍콩 ELS가 대거 녹인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 백두산·윤여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초자산에 홍콩H지수가 포함되고 배리어가 있는 공모 ELS 중 녹인이 5500 위인 상품이 26%”라며 “녹인에 가까운, 즉 5000∼5500 사이에 있는 상품 비중은 30%”라고 판단했다. 권제인 기자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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