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발렌타인 30년산’ 고환율에 면세점이 백화점보다 비싸다? [신소연 기자의 ‘보니보니’]
핫아이템 쇼핑위해 직접 발품팔이
백화점 127만원·주류전문점 95만원
시내면세점선 39만원이면 구매 가능
각종 할인 혜택에 ‘가심비 쇼핑’
롯데면세점 인천공항 제2터미널점 . [롯데면세점 제공]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입국 규제가 완화되면서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조석(朝夕)으로 부는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는 계절이 다가왔지만 백화점이나 온라인몰에서는 비키니나 여름원피스, 샌들이 많이 팔리는 것은 그만큼 해외휴양지로 여행계획을 세운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의 묘미 중 하나는 바로 면세쇼핑이다. 하지만 요즘 환율이 고공행진을 하다 보니 면세점이 오히려 더 비싼 게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1200원 전후였던 환율이 1400원을 돌파했으니 환율 상승으로 17%가량 ‘가격 인상 효과’가 있을 수밖에 없는 탓이다. 실제로 면세점 가격이 백화점이나 전문점보다 비싼지를 알기 위해 요즘 힙한 아이템인 위스키를 사러 면세점에 가봤다.

기자가 평소에 마시고 싶었던, 하지만 비싸서 시도해보지 못했던 스카치위스키 ‘발렌타인 30년’을 사려고 A면세점 시내점을 찾았다. 이곳에서 발렌타인 30년 가격은 297달러(39만여원)였다. 원래 300달러가 넘지만 주말 방문고객에 한해 30% 할인하는 이벤트 덕에 200달러대에 구매할 수 있었다. 근처 B백화점에서 127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70%가량 저렴했다. 인근 주류전문점에서도 95만원에 판매 중이었다.

국내 위스키 애호가들이 선호하는 ‘조니워커 블루라벨(750ML)’도 백화점에서 39만원에 판매되고 있었지만 면세점에서는 그보다 60%가량 저렴한 16만원대(115달러)에 살 수 있었다.

환율이 1400원대로 올랐는데도 면세 위스키 가격이 시중가보다 싼 것은 위스키 가격 중 주세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환율이 웬만큼 뛰어도 면세로 인한 할인 효과를 상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중에서 구매할 수 있는 주류는 관세·부과세 이외에도 주세와 교육세가 부과된다. 위스키의 경우 대략 과세가격의 160%가 세금으로 책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 20달러밖에 안 하는 위스키가 국내에서 대략 52달러에 판매되는 셈이다. 주류뿐 아니라 담배류도 세금 비중이 높아 환율과 상관없이 면세점이 싸다.

그렇다면 면세점 중에서는 어디에 있는 면세점이 쌀까. 통설에는 기내면세점이 가장 싸다고 알려졌지만 사실 ‘시내점 〈 공항 출국장 면세점 〈 기내 면세점’ 등의 순으로 저렴했다. 요즘 인기가 많은 싱글몰트 ‘글렌모렌지 시그넷’(롯데면세점 기준)의 경우 9월 말 현재 시내점에서는 각종 할인 혜택 등을 더해 159달러에 구매할 수 있지만 공항면세점은 2병을 구매해야 시내 면세점과 동일한 가격에 살 수 있다. 1병만 살 경우 이보다 16달러 비싼 177달러에 살 수 있다.

항공사 기내 면세점에서는 글렌모렌지시그넷이 184달러에, 입국장 면세점에서는 정가인 186달러에 판매 중이어서 시내 면세점보다 20달러 이상 비쌌다. 미국 뉴욕공항 면세점 ‘is Duty Free’에서는 같은 제품이 243달러에 판매되고 있었다. 결국 가장 합리적으로 면세쇼핑을 할 수 있는 장소는 출국 전에 갈 수 있는 시내 면세점이었다. ‘계획적인 쇼핑이 합리적 소비의 시작’이라는 격언이 또다시 와닿는 순간이다.

carrier@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