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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달러 150엔 시대’ 틈새전략 통할 유망 투자처는…美국채·日리츠 등 주목
엔/달러 환율 32년만에 150엔 돌파
“코스피, 니케이 대비 오히려 저평가”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 매력↑
일본 리츠·엔화 환차익 등 기대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엔/달러 환율이 32년 만에 150엔을 돌파하는 등 ‘역대급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엔화 자산의 상대적 가치가 하락한 만큼 일본 시장에 대한 투자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코스피 대비 니케이 지수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적고, 전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투자를 유보할 필요가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통화 긴축에도 일본은 완화정책을 유지하면서 엔/달러 환율은 지난 20일(현지시간) 150엔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원화 대비 엔화 가치도 하락 중이다. 20일 종가 기준 원/엔 환율은 연초 대비 7.90% 하락했다. 연초에는 10.38원이 있어야 1엔으로 바꿀 수 있었지만, 이제는 9.53원만 있어도 1엔으로 바꿀 수 있다는 의미다.

엔화가 상대적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투자심리는 얼어붙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투자자는 이달 들어 일본 주식을 2773만 달러(약 398억원) 순매수했다. 작년 월별 평균 순매수액과 비교하면 2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수익 대비 주가가 저평가됐는지 알 수 있는 주가수익비율(PER)에서도 니케이 지수가 앞선다. 현재 코스피 PER이 9배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지만 니케이 지수는 11~12배 수준이다.

12개월 선행 PER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9월 중순 이후 니케이 지수가 조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12개월 선행 PER을 14배로 전망했다. 국내 증권사가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을 9배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어 앞으로도 저평가 매력에선 오히려 코스피가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선 엔화를 강세로 전환할 만한 재료가 없다"며 "엔/달러 환율이 170엔대로 치솟는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150엔대 수준으로 제한적인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시장 투자를 늘려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전문가 의견이 엇갈렸다. 전세계적인 긴축으로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분석과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일본 기업의 매출 성장성이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이 함께 나왔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긴축이나 금리인상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일본도 같이 움직인다"며 "방어적인 측면은 있을 수 있겠지만 덜 떨어진다는 수준이지 다른 국가 대비 아웃퍼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예·적금 금리가 4~5%인 상황에서 주식이나 회사채 같은 위험자산보다는 예금이 낫다"고 덧붙였다.

반면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엔화 가치가 낮아진 경우 니케이 기업의 매출 성장성이 높아졌다"며 "어닝 시즌을 앞두고 이익 전망치가 개선된 점, 9월 중순 이후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진 점이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주목할만한 니케이 업종으로는 리테일 업체를 제시했다.

엔화 약세로 관광객 유입이 늘면서 일본 호텔 리츠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장승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저 현상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돼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선 일본이 매력적인 여행지로 떠오를 수 있다"며 "부동산 투자자금이 미국에서 해외로 이동하며 일본에도 유입되고 있고 이후 달러 강세가 완화되면 엔화를 통한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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