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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44살 청와대 나무는 어디에서 왔나

개방된 청와대를 찾는 이들이 1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무엇보다 도심에서 찾아보기 힘든 넓은 정원과 나무와 숲에 감탄해 하는 이들이 많다.

청와대에는 오래전부터 북한산 자락을 따라 자연스레 자라온 나무와 함께 조경을 위해 심은 나무들까지 모두 5만5000여 그루가 있으며 종류가 208종에 이를 정도로 다양한 자연식물원이다.

이 가운데는 지난 9월 ‘청와대 노거수군’이란 이름으로 천연기념물로 일괄 지정된 반송, 회화나무, 용버들 등 고목이 적지 않다.

책은 이 중 85종의 나무를 골라 사진과 함께 설명을 자세히 곁들여 이해를 돕는다. 축구장 36개 넓이에 달하는 청와대 전역을 네 개의 권역으로 나누고, 각 수종을 대표할 만한 나무를 골랐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녹지원의 회화나무들은 수령이 약 255살로, 공신들을 모아 의식을 거행했던 회맹단 인근에 심었던 나무들로 보인다. 회화나무는 삼정승, 삼공(三公)을 상징, 궁궐 마당에 심던 ‘실세 나무’이기도 하다.

녹지원의 반송은 청와대를 대표하는 나무로 일제강점기 사진에도 융문당과 융무당 인근에 서 있는 게 확인된다. 버들마당의 용버들은 수령 약 100살로 우리나라 용버들 중 가장 큰 나무로 가치가 높다. 본래 청와대 인근에서 자라던 것이 아니지만 수궁터에는 수령 744살에 이르는 주목도 있다. 이승만 대통령 때 청와대 정문 양쪽에 심은 22그루의 반송도 104살로 한 세기를 넘긴 고목들이 총 43그루가 있다.

이외에 본관 앞에는 한라산과 지리산 꼭대기에서만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산 특산 구상나무, 제주도에서만 자생하는 참꽃나무도 있다. 춘추관 옆의 온실 주변에는 자연상태에선 크게 자라지 않는 보리수나무가 지름 30cm에 이를 정도로 왕성히 자라 눈길을 끈다.

사연이 있는 나무도 있다. 영빈관에서 본관으로 들어가는 길에 구덩이 속에서 자라고 있는 느티나무다. 청와대 본관을 새로 지을 때 주변 지형을 복원하면서 나무가 있는 부분만 그대로 두어서 이렇게 된 것이다.

나무 지도에 해당 나무들을 표시해 독자들이 쉽게 현장에서 나무를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청와대의 나무들/박상진 지음/눌와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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