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가운데) 국무총리와 정의선(오른쪽) 현대차그룹 회장이 쏠라티 로보셔틀에 탑승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의 전동화 전환을 위해 현대차그룹과 정부가 손을 잡았다.

현대차그룹이 19일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자동차연구원, 한국공정거래조정원,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과 ‘자동차 산업 상생 및 미래차 시대 경쟁력 강화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전동화 전환에 따른 부품업계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민관의 중장기적 지원을 바탕으로 신사업 투자와 미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협약의 골자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축사를 통해 “핵심부품 소재의 국내 생산기반 확충과 기술 자립화를 추진하고, 기술 개발과 금융·세제 지원을 통해 부품업계의 사업 다각화를 촉진하겠다”고 말했다.

먼저 산업통상자원부는 친환경·자율주행 등 미래차 사업에 투자하는 부품사의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부품사에 대한 이자 지원 대출사업을 확대한다. 또 소프트웨어 분야의 인재 양성과 미래차 정비 교육 개발 및 예산 지원에도 나선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시범사업과 표준계약서를 통해 현대차그룹이 운영 중인 납품대금 연동제 확대를 지원한다. 또 현대차그룹과 500억원의 ‘공동투자 R&D 기금’을 조성하는 한편, 현대차그룹이 마련한 ‘공급망 안정화 기금’ 1000억원이 투명하게 집행·관리되도록 제도적 지원을 병행한다.

왼쪽부터 한국공정거래조정원 김형배 원장, 현대차그룹 전략기획담당 공영운 사장, 중소벤처기업부 조주현 차관, 산업통상자원부 장영진 1차관, 한덕수 국무총리,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공정거래위원회 윤수현 부위원장, 한국자동차연구원 나승식 원장,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오원석 이사장. [현대차그룹 제공]

이날 현대차그룹은 ▷손익 지원 ▷유동성 지원 ▷경쟁력 향상 지원 등 5조20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손익 지원 부문에서는 납품대금 연동제와 공급망 안정화 기금 조성 등에 3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세부적으로 300곳 이상의 1차 협력사에 부담하는 원자재 납품대금 인상분 3조원에 협력사의 경영 상황 등을 고려해 4000억원을 추가했다. 1000억원은 ‘공급망 안정화 기금’으로 조성한다. 기금은 내년 상반기에 전액 집행할 예정이다.

‘사업다각화 지원 펀드’는 내달부터 도입한다. 부품사는 시중 금리 대비 저렴한 금리로 경영 자금을 빌릴 수 있다. 또 ‘납품대금 연동제 도입 지원 펀드’를 조성해 납품대금 연동제를 하는 1차 협력사의 대출 이자를 지원한다. ‘대출이자 지원 펀드’는 총 2000억원 규모로 운영한다.

이밖에 중소벤처기업부와 250억원씩 출연해 조성하는 ‘공동투자 R&D 기금’과 스마트공장 ‘이포레스트(E-FOREST)’ 도입도 확대한다. 협력사가 ESG 경영의 한 축으로 탄소배출 조감을 위한 고효율 설비를 갖추게 하기 위해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자동차 산업의 성공적인 전동화 전환을 위해서는 완성차, 부품업계, 정부, 유관기관이 하나의 팀이 되어 유기적 협업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면서 부품업계에 대한 상생과 지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