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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직항편은 하늘의 별 따기”…BTS 따라온 보랏빛 부산
BTS 부산 공연 맞춘 ‘더 시티’ 프로젝트
보랏빛으로 물든 부산에 국내외 아미 집결
파라다이스 부산 호텔 전야제에 2000여명
아기자기한 BTS 테마에 곳곳이 포토존

롯데백화점 팝업에만 1만명 몰려
뷔가 만든 보스턴백, RM의 풍경
멤버들 디자인·제작 참여상품 품절

부산 직항편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
인니 팬, 말레이시아·인천·김해·부산행
하이브의 ‘더 시티(THE CITY)’ 프로젝트는공연을 보기 위해 부산을 방문한 팬들에게 방탄소년단이라는 거대 IP로 쇼핑, 엔터테인먼트, 테마파크, 숙박 등을 함께하며 공연 이상의 경험을 제공한다. [빅히트뮤직 제공]

[헤럴드경제(부산)=고승희 기자] “방탄소년단을 보려고 영국에서 왔어요. 윔블던 공연 때부터 팬이 됐어요.”

지난 15일 방탄소년단의 부산 콘서트를 8시간 앞둔 오전 10시, 부산 롯데백화점 앞은 보라색 마스크에 보라색 후드를 입고, 보라색 액세서리를 착용한 전 세계 아미가 모이기 시작했다. 백화점으로 들어가는 지하 입구에서 만난 조안나(37)는 “입장객 숫자에 제한이 있어 오픈 30분 전 도착했다. 문 열자마자 들어가 줄을 서려고 빨리 왔다”고 말했다.

조안나를 만난 이곳은 방탄소년단의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단독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Yet To Come in Busan)’ 기간을 맞춰 공식 기념품을 판매하는 팝업스토어다. 오픈 30분 전 도착한 조안나는 “김태희가 출연했던 드라마를 보고 한국 대중문화를 처음 접한 뒤 방탄소년단이 런던 윔블던 스타디움 무대에 섰을 때 친구와 함께 공연을 가게 돼 아미가 됐다”며 “이번 콘서트는 보지 않으면 후회하게 될 것 같아 부산에 왔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열리는 이번 콘서트에 맞춰 하이브는 지난 미국 라스베이거스 공연에 이어 한 번 더 ‘더 시티(THE CITY)’ 프로젝트를 열었다. 먹고 입고 마시고 즐기는 모든 것을 담아낸 ‘도시형 테마파크’다. [부산시 제공]

방탄소년단의 이번 콘서트는 지난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콘서트 이후로는 약 6개월 만이다. 한국 공연으로는 지난 3월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 콘서트 이후 7개월 만이다.

부산에서 열리는 이번 콘서트에 맞춰 하이브는 지난 라스베이거스 공연에 이어 한 번 더 ‘더 시티(THE CITY)’ 프로젝트를 열었다. 먹고, 입고, 마시고, 즐기는 모든 것을 담아낸 ‘도시형 테마파크’다. 공연을 보기 위해 부산을 방문한 팬들에게 방탄소년단이라는 거대 IP로 쇼핑, 엔터테인먼트, 놀이공원, 숙박 등을 함께하며 공연 이상의 경험을 제공했다.

콘서트는 물론 ‘더 시티’ 프로젝트까지 이어가려다 보니, 공연 시작 몇 달 전부터 부산의 ‘대란’이 예상됐다. 공연 디데이가 다가올수록 부산시는 초비상 상태에 접어들기도 했다.

하이브의 ‘더 시티(THE CITY)’ 프로젝트는 공연을 보기 위해 부산을 방문한 팬들에게 방탄소년단이라는 거대 IP로 쇼핑, 엔터테인먼트, 테마파크, 숙박 등을 함께하며 공연 이상의 경험을 제공한다. [빅히트뮤직 제공]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라는 대형 축제가 열리는 이날 아침 부산역부터 열기가 뜨거웠다. 부산역은 모처럼 글로벌 팬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부산역 곳곳에 자리한 포토존엔 셀카를 담는 팬들이 넘쳐났다.

부산에서 택시운전을 하고 있는 윤상기 씨는 “방탄소년단의 콘서트 때문에 굉장히 많은 외지인이 이곳을 찾았다”며 “평소 주말보다 택시를 타려는 손님들도 상당히 많았다”고 말했다. 특히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인근 도로는 오전부터 통제됐다. 윤씨는 “아침에도 주경기장 인근에 다녀왔는데 일찌감치 관람객들이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며 “부산에선 뉴스를 통해 어제부터 인근 지역민에게 차를 가지고 나가지 말라고 이야기하면서 이번 콘서트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파라다이스호텔부산에선 공연 하루 전날이었던 지난 14일 오후 8~11시 콘서트 전날의 설렘을 만끽하는 ‘전야 이벤트(Pre-Gathering Event)’를 열었다. [파라다이스호텔부산 제공]

■ 보랏빛으로 물든 파라다이스호텔…전야제에만 2000여명 참석

부산역에서 시작하는 ‘더 시티’ 프로젝트의 여정은 파라다이스호텔부산, 그랜드조선부산, 파크하얏트부산 , 롯데호텔부산, 페어필드바이메리어트부산, 송도비치 등 부산 지역 6개 호텔에서 시작된다.

지난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콘서트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라스베이거스(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S VEGAS)’ 기간에 맞춰 진행한 ‘더 시티’ 프로젝트의 부산 버전이다.

부산에서 열린 ‘더 시티’ 프로젝트의 숙박편은 라스베이거스보다 아기자기하고 섬세했다. 특히 파라다이스호텔부산은 방탄소년단의 테마와 아미들의 감성을 제대로 이해한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였다.

하이브의 ‘더 시티(THE CITY)’ 프로젝트는공연을 보기 위해 부산을 방문한 팬들에게 방탄소년단이라는 거대 IP로 쇼핑, 엔터테인먼트, 테마파크, 숙박 등을 함께 하며 공연 이상의 경험을 제공한다. [빅히트뮤직 제공]

파라다이스호텔부산은 야외 테라스, 레스토랑, 수영장까지 방탄소년단의 테마로 물들었다. 방탄소년단의 상장색상인 보라색이 호텔 입구부터 객실까지 이어졌다. 호텔에 들어서면 보랏빛 뮬리가 아미를 맞았고, 호텔 레스토랑의 케이크와 마카롱 등 디저트를 보라색으로 만들었다. 그 위에 BTS ‘옛 투 컴’이라고 글자도 새겼다. ‘호텔의 얼굴’인 호텔리어들의 넥타이와 코사지까지 보랏빛 색깔로 맞춘 점도 아미들에겐 반가운 포인트였다.

수영장은 방탄소년단의 메가 히트곡인 ‘다이너마이트’와 ‘버터’ 테마로 아기자기하게 구성, 투숙객들이 줄을 늘어서서 사진을 찍는 진풍경까지 연출됐다. [빅히트뮤직 제공]

파라다이스호텔에선 전체 532개 호텔 중 170~180개를 방탄소년단 객실로 꾸몄다. 가격대는 최저 38만 원에서 최고 70만원. 호텔 관계자에 따르면 방탄소년단 객실의 경우 전체 투숙객의 70%가 외국인이었다. 객실에선 방탄소년단의 추억을 기억할 수 있는 어메니티, 수건, 포토카드 등이 함께 제공됐다. 객실키도 보라색으로 만들었다. 파라다이스호텔에서 특히 인기가 많았던 장소는 수영장(신관 오션풀)이었다. 수영장은 방탄소년단의 메가 히트곡인 ‘다이너마이트’와 ‘버터’ 테마로 아기자기하게 구성, 투숙객들이 줄을 늘어서서 사진을 찍는 진풍경까지 연출됐다. 수영장 스낵바에선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자체 콘텐츠에서 즐겨 해먹던 짜파구리를 판매했다.

전야 이벤트. [파라다이스호텔부산 제공]

이곳에선 공연 하루 전날이었던 지난 14일 오후 8~11시 콘서트 전날의 설렘을 만끽하는 ‘전야 이벤트(Pre-Gathering Event)’를 열었다. 방탄소년단의 공연 영상 상영과 댄스 이벤트를 진행, 전 세계 아미가 무대에서 함께 춤추고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호텔 관계자는 “이날 야외가든에서 열린 전야제에 2000여명 정도의 관객이 입장했다”며 “해운대에 운집한 관람객까지 합산하면 그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야외가든 포토존은 다음날 오후까지 아미들을 불러모으는 ‘인증샷 천국’이 됐다.

하이브의 ‘더 시티(THE CITY)’ 프로젝트는공연을 보기 위해 부산을 방문한 팬들에게 방탄소년단이라는 거대 IP로 쇼핑, 엔터테인먼트, 테마파크, 숙박 등을 함께 하며 공연 이상의 경험을 제공한다. [빅히트뮤직 제공]

■ ‘품절 대란’ 팝업스토어…“뷔가 만든 보스턴 백 사고 싶었는데”

아침 일찍 긴 줄이 늘어선 팝업스토어에선 선점대란이 벌어졌다. 전 세계에서 방문한 아미가 일찌감치 백화점 지하 1층에 자리한 팝업스토어로 모였다. 10명 내외로 매장 입장객을 제한했기에 팝업스토어의 줄은 시간이 지날수록 길어졌다. 하이브에 따르면 공식 상품 판매 스토어 방문객은 부산에만 1만명이 방문했다.

팝업스토어는 마치 오픈런 풍경이었다. 다양한 기념품을 담을 수 있는 에코백을 들고 뛰어들어온 팬들은 물건을 쓸어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찌감치 품절된 상품이 적지 않았다.

팝업스토어 관계자에 따르면 뷔가 디자인한 보스턴백, 제이홉이 디자인한 가방은 진작에 동이 났다. 특히 뷔가 가장 좋아하는 세 가지 색깔인 브라운, 그린, 그레이를 활용한 백은 팝업스토어의 최고 인기 상품이었다. 가격은 16만5000원이다. RM이 직접 디자인한 풍경과 지민이 제작에 참여한 귀걸이도 이미 품절이었다. 멤버들이 직접 디자인하거나 제작에 참여한 상품은 1인당 1개씩만 구매할 수 있도록 제한했는데도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보라색 후드티셔츠도 인기였다. 이 상품은 1인당 2개씩만 구매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하이브의 ‘더 시티(THE CITY)’ 프로젝트는공연을 보기 위해 부산을 방문한 팬들에게 방탄소년단이라는 거대 IP로 쇼핑, 엔터테인먼트, 테마파크, 숙박 등을 함께 하며 공연 이상의 경험을 제공한다. [빅히트뮤직 제공]

방탄소년단 지민의 팬인 이소미(25) 씨는 “뷔의 보스턴백을 사고 싶었는데 못 사게 돼서 너무나 아쉬웠다“며 ”여기 못 온 다른 팬들을 사다주기 위해 여러 물건을 고르고 있다”고 말했다.

팝업스토어는 방탄소년단의 노래들이 흘러나와 원하는 상품을 살 수 있는 공간일 뿐 아니라 팬들이 음악도 듣고 사진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역할을 하기도 했다.

부산(10월 5일~)과 서울(9월 28일~)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는 전시회(‘2022 BTS EXHIBITION : Proof’). [빅히트뮤직 제공]

프랑스 파리에서 온 포에라니 루소는 “일찍 팝업스토어에 와서 원하는 기념품을 고를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일본에서 온 구미코 미즈노는 “2018년부터 방탄소년단의 팬이 됐는데 공연을 보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라며 “아침 일찍 왔는데 원하는 물건이 없어 속상하다. 그래도 귀여운 기념품을 샀다”며 부산을 테마로 제작된 ‘시티 시그니처’ 상품 중 하나인 냉장고마그넷을 보여줬다.

부산(10월 5일~)과 서울(9월 28일~)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는 전시회(‘2022 BTS EXHIBITION : Proof’) 역시 아미들의 성지였다. 15일까지 2만명에 육박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 하이브에 따르면 누적 관람객 중 약 3분의 2가 외국인으로 집계됐다.

하이브의 ‘더 시티(THE CITY)’ 프로젝트는공연을 보기 위해 부산을 방문한 팬들에게 방탄소년단이라는 거대 IP로 쇼핑, 엔터테인먼트, 테마파크, 숙박 등을 함께하며 공연 이상의 경험을 제공한다. [빅히트뮤직 제공]

■ 먼 길 날아온 아미들…“부산으로 바로 못 와 인천, 서울 부산행”

외국인 아미들이 한국까지 오는 길은 쉽지 않았다. 일본 아미들은 부산으로 바로 오는 직항편을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였다고 했다.

구미코 미즈노는 “한국으로 오는 항공권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방탄소년단을 만나기 위해 힘들게 왔다”며 “부산으로 오는 직항이 없어 인천으로 왔다가 서울로 가서 KTX를 타고 부산으로 왔다”고 말했다. 일본에선 에어부산을 비롯한 직항편이 삽시간에 매진됐고, 운항편은 만석으로 부산공항에 도착했다. 일본 현지에선 NHK를 비롯한 방송사를 비롯해 현지 전 매체가 출동해 방탄소년단의 부산 콘서트를 취재해갔다.

방탄소년단의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단독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Yet To Come in Busan)’ 기간을 맞춰 열린 더시티 프로젝트. [빅히트뮤직 제공]

동남아에서 한국에 오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필리핀에서 온 데니스(31)는 “2017년부터 방탄소년단의 팬이 됐다”며 “필리핀에서도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엄청 나다. 오늘 공연에 400~500여명의 필리핀 아미가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리엔(34)은 “굉장히 많은 인도네시아 사람이 이곳에 왔다”며 “인도네시아에서 말레이시아로 갔다가 인천으로 들어와 김해를 거쳐 부산으로 왔다”고 말했다.

러시아에서 온 크세니아 피터스브룩(29)은 일찌감치 한국을 찾아 편하게 관광도 하며 공연까지 ‘장기 휴가’를 즐길 수 있었다. 현지에서 만난 외국인 아미 중엔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온 김에 한국여행을 계획한 아미들도 적지 않았다. 크세니아는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10월 8일 한국에 입국해 13일에 부산으로 왔다. 공연을 마치면 제주도로 향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이브의 ‘더 시티(THE CITY)’ 프로젝트는 공연을 보기 위해 부산을 방문한 팬들에게 방탄소년단이라는 거대 IP로 쇼핑, 엔터테인먼트, 테마파크, 숙박 등을 함께하며 공연 이상의 경험을 제공한다. [빅히트뮤직 제공]

영국에서 온 조안나는 “항공권을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는데 부산까지 와야 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며 “기차표를 구할 수가 없어 일정을 앞당겼다”며 “서울에서 더 여행을 한 뒤 공연 전날 부산으로 오려고 했는데 3일 전인 12일에 부산에 와서 관광을 즐겼다”고 말했다.

무료로 열린 ‘BTS ‘옛 투 컴(Yet To Come) 인 부산’은 전국은 물론 전 세계 아미의 집결지였다. 이날 현장에는 약 5만명이 공연장 안에서 공연을 관람했고, 티켓을 구하지 못한 아미들은 돗자리를 깔고 앉아 공연장 앞에서 공연을 즐겼다.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야외주차장에 마련된 ‘라이브 플레이’로 약 1만명이 공연을 관람했다. 해운대 특설무대 ‘라이브 플레이’의 경우 공연장에서만 2000여명이 관람했고, 개방형 공간인 만큼 훨씬 많은 인파가 몰렸다. 위버스를 통한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 재생 수는 약 4907만건에 달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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