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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외벽에 ‘매매문의’…지방 아파트는 ‘제로섬 게임’ [부동산360]
목포 구도심 미분양 적체…“무안군 남악신도시로 인구 이동한 것”
10년째 인구 감소중인 목포, 2년 전부터 인구 증가 시작된 무안군
전남 목포시 달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 모습.[이민경 기자]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전남 목포시 달동에 있는 한 아파트 외벽에는 아파트 이름과 동 숫자 대신 ‘매매’, ‘061-XXX-XXXX’ 전화번호가 페인트로 큼지막하게 적혔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분양했는데 아직까지도 매수자를 구하지 못한 매물이 많아 이처럼 광고에 나선 것이다.

15일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전남 목포시의 아파트 미분양 수(호)는 지난 8월 기준 245호에 이른다. 2021년 12월에 256호였는데 8개월간 거의 소진이 안 된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목포시 인구는 2012년 부터 10년째 연속 감소중이다. 올해 목포시 인구는 21만6909명(9월 기준)으로 2년 전인 2020년 9월(22만5684명) 대비 1만명이 줄었다.

그렇다면 목포시에서 전출한 인구는 어느 지역으로 갔을까. 목포시의 한 공인중개사는 “바로 옆에 전남도청이 위치한 무안군으로 인구가 이동하고 있다”며 “지역 인구는 그대로인데 사람들이 일자리가 있는, 신도시로 이동하니 구도심은 텅텅 비게 되는 것”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설명했다.

실제로 무안군 인구는 목포시와 정반대로 2020년부터 연속 증가세다. 2020년 9월 8만4433명이었던 인구가 1년 뒤 9만86명, 올해는 9만904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전남도청이 위치한 남악신도시 일대인 무안군 삼향읍(4만459명)이 무안군 인구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어 지방의 신도시 인구 쏠림 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아파트 가격에도 자연스레 영향이 미쳤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 목포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2021년 6월 마지막주=100.0 기준) 101.9이나, 무안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106.3으로 더 높다. 전세가격 지수도 목포가 101.6 일 때, 무안은 104.0을 기록했다.

전남 지방 주택 시장 상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지역마다 혁신도시, 신도시 등을 만들 때 일어나는 일이 목포에도 나타난 것”이라며 “지방 인구가 소멸하고 있는 추세에 이런 제로섬(zero-sum) 게임이 나타나면 머지않아 구도심에선 유령 아파트 문제가 크게 대두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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