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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휘발유보다 비싼 경유…겨울에 차이 더 커진다 왜? [비즈360]
국내 경유 가격 반등…제주 ℓ당 2000원 돌파
휘발유 스프레드는 마이너스까지 떨어져
9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휘발유 가격이 게시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국내에서는 ‘저렴한 기름’으로 통했던 경유 값이 휘발유 값을 넘어선 지 5개월이 지난 가운데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국내 경유 가격도 바닥을 찍고 오르기 시작했다. 계절적 요인으로 휘발유의 수요는 줄어들었지만 경유는 난방 수요가 발생하면서 이같은 역전 현상은 겨울 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 정보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경유 가격은 ℓ당 1830원(14일 기준)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ℓ당 1815원을 기점으로 반등했다. 제주 지역에서는 상승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지난 8일 ℓ당 1882원에서 하루 만에 1965원으로 82원 오른 데 이어 12일부터는 ℓ당 2000원대에 진입했다.

이에 비해 휘발유 가격은 뚜렷한 가격 상승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 6~13일 일주일 새 ℓ당 1666~16667원을 오가고 있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을 보면 휘발유와 경유의 상반된 흐름은 더욱 두드러졌다. 휘발유의 경우 지난 6월 둘째주 배럴당 150.99달러까지 상승했다가 지난달 넷째주 87.88달러까지 하락했다. 경유는 6월 셋째주 173.04달러로 고점을 찍고, 휘발유와 마찬가지로 지난달 넷째주 117.97달러로 저점을 찍은 뒤 최근 130달러대를 다시 회복했다.

휘발유 가격이 떨어지는 주 요인은 수요 감소다. 5월 말 메모리얼데이부터 9월 초 노동절까지 이어지는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이 끝났기 때문이다. 미국은 글로벌 휘발유 수요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소비시장으로 통상 미국 정유업체들은 드라이빙 시즌에 맞춰 4~5월 가동률을 늘린다.

반면 겨울을 앞두고 난방 용도로도 활용될 수 있는 경유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급 부족이 심화되고 가격도 오르게 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10월 첫째주 휘발유 재고는 202만2000배럴 늘었으나 경유와 난방유 재고는 485만3000배럴 줄은 것으로 집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유를 정제해서 경유만 뽑아낼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겨울이 올수록 휘발유 재고는 늘고 경유 재고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원유(두바이유 기준)와의 가격 차(스프레드)다. 휘발유 가격이 원유의 가격과 비슷해지면서 휘발유를 팔아도 남는 게 없게 됐다. 원유와 휘발유 모두 연중 최고가였던 6월 둘째주 휘발유 스프레드 33.88달러였으나 이번주에는 -1.35달러까지 떨어졌다. 휘발유를 팔수록 손해가 나는 셈이다. 반면 경유 스프레드는 다소 줄어들기는 했으나 여전히 30~40달러 대로 견고한 수준이다.

이같은 휘발유 스프레드 악화는 정제마진의 하락세를 주도했다. 정제마진은 정유사의 핵심 수익 지표로 통상 3~4달러가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졌다. 정제마진 역시 지난 6월 넷째주에는 30달러에 육박하는 이례적인 최고가를 보였으나 9월 셋째주 0달러를 기록했다.

이런 탓에 이달 말 나올 국내 정유사들의 3분기 실적이 상반기 수준보다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상반기 영업이익만 12조원 이상 내면서 연간 영업이익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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