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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백악관이 다음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나설 계획이나 의사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존 커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 조정관은 1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등을 언급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은 러시아와 평소처럼 비즈니스를 할 때라고 믿지 않는다”며 “대통령은 러시아와 정상 차원에서 대화할 계획이 없다”고 부연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에 수감된 미국 여자 프로농구 선수 브리트니 그라이너의 석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에 긍정적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그라이너 등을 집으로 데려오는 것과 같은 중요한 대화에 대한 잠재적이고 가정적인 답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이 그런 만남에는 열려 있을 수도 있다”면서도 푸틴 대통령과 통상적 수준의 회담은 할 계획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그라이너 등 자국민 석방 논의를 위해서는 푸틴 대통령과 머리를 맞댈 수 있지만, 광범위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정상회담에는 관심이 없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커비 조정관은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G20 정상회의 계기 회담에 대해서는 “시 주석과의 회담을 포함해서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현재는 언급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시 주석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면 만날 의사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커비 조정관은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차원의 핵 억지 연습과 관련,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에 계획된 연례훈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도 핵 전략군을 동원한 훈련을 한다고 거론한 뒤 “두 훈련 모두 매년 진행되고 있으며 수일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또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감산 결정과 관련, 사우디아라비아가 경제적 필요성을 이유로 내세운 것에 대해 “분명하게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석유의 안정적인 공급이 이슈인 상황에서 이번 결정이 수학적 계산에 따라 이뤄졌다고 믿지 않는다”면서 “이번 감산으로 가장 이득을 보는 국가는 다름 아닌 러시아다. 이것은 근시안적이고 유감스러운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우디를 포함해 걸프협력회의(GCC·아라비아 반도 6개국으로 구성)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 지역 불법병합을 규탄하는 유엔총회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점에 대해서는 환영하면서도 “그것이 OPEC 플러스가 불필요한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을 지우지는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對)사우디 관계 재검토 방침과 관련, “이제 프로세스가 시작됐기 때문에 시한이나 논의 시간표를 제시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이란과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에 대해서는 “우리는 JCPOA가 재이행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것을 바란다”면서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 결과가 나올 것 같은 상황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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