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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러다 둔촌주공처럼 될라…아파트 조합원 상가와 '헤어질 결심' [부동산360]
강남권 재건축 현장마다 상가·아파트 갈등
서초 진흥아파트, 토지 면적 두고 이견 계속
강남 개포우성도 ‘상가와 분리 재건축’ 소송전
둔촌주공, 상가와 법적 분쟁 탓 공사 재개 불투명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의 모습.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한창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강남권 아파트 곳곳에서 ‘상가와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앞서 공사 재개를 눈 앞에 두고 상가 소유주들과의 법적 분쟁에 다시 빠진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사업과 같이 강남권 주요 재건축 현장마다 아파트 소유주들과 상가 소유주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을 통한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인 서초 진흥아파트는 최근 상가와의 갈등 탓에 아예 재건축에서 상가 면적을 획지로 분리해 재건축하는 방식을 추진 중이다.

획지 방식은 재건축 계획에서 함께 묶여 있던 상가 면적을 별도 용지로 나누는 방식이다. 사실상 향후 재건축 사업에서 상가 소유주들과 함께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합은 이 같은 안건을 오는 27일로 예정된 총회에서 의결한다는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통합 재건축 방식과 획지 분리 방식을 논의했지만, 상가 측과 협의가 더는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획지 방식을 총회 안건으로 상정하게 됐다”라며 “상가주들이 지상권 추가 보상을 요구했지만, 아파트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맞서 상가주들은 총회에 앞서 오는 15일 긴급대의원회의를 열고 아파트를 독자 공급하는 재건축 사업 추진 방안을 의결키로 했다. 문제는 상가가 추진 중인 독자 재건축의 면적은 2366㎡인 반면 아파트가 추진 중인 상가 획지는 1825㎡라 재건축 면적을 놓고 이견이 크다는 점이다. 아파트 측에서는 “상가 소유주의 권리 면적 합인 1825㎡로 구역을 나눠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상가 측은 “과거 합의서에 따라 상가 재건축 면적은 2366㎡가 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는 비단 서초 진흥아파트에 국한되지 않는다. 강남권 다른 재건축 단지들도 상가와 아파트 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 개포우성 5차의 경우, 본격적인 재건축 사업을 앞두고 상가와의 분리 재건축을 위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상가제척을 위한 공유물 분할소송을 먼저 진행해 향후 사업에서 상가와의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한 조합 관계자는 “지난 1월 개최된 총회에서 87%의 찬성을 얻어 분리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소송에 시간이 오래 걸리면서 아직 본격적인 소송 진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결국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들 재건축 현장에서 아파트와 상가 간 갈등이 반복되는 것은 토지 가격이 높은 강남의 특수성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상가 가치가 높다보니 상가주들도 아파트 분양을 원하고 있는데, 사업성을 생각하는 기존 아파트 소유주들과 입장 차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상가와 아파트 소유주의 입장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지만, 양측이 다투면 사업 자체가 지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강남의 경우, 땅값 자체가 비싸다보니 다른 지역보다 재건축 과정에서 가치를 보상받길 원하는 상가와 사업성을 생각하는 아파트 간 이견이 더 크다”라고 했다.

한편, 법원에 총회 일부 안건 상정 금지 가처분 신청서가 제출되며 본격적인 소송전이 시작된 둔촌주공 역시 상가주들은 “기존 통합위원회의 대표 단체 자격을 취소하는 아파트 조합원들의 결정은 재산권 침해”라며 후속 대응까지 예고한 상태다. 반면, 공사 재개가 시급한 조합 측은 “총회가 늦춰지면 오는 17일로 예정된 공사 재개는 연기될 수밖에 없다”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는데, 법원 결정과 상관없이 공사 중단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는 더욱 커진 상황이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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