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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FT 작품 위해...159억원어치 그림 불태운 데미안 허스트
“물리적 원본 없애야 NFT 변환 완료”
구매한 컬렉터에게 선택 하도록
절반 가까이 소각 원해…갤러리서 퍼포먼스 진행
영국 작가인 데미안 허스트가 지난해부터 준비해 온 NFT프로젝트의 마지막 단계로 원본을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AFP]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상어 절임’(Pickled Shark), ‘다이아몬드 해골’로 유명한 현대미술계의 악동이자 거장인 데미안 허스트(57)가 이번엔 자신의 작품을 불태웠다. NFT(대체불가능 토큰)을 위해서다.

13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허스트는 지난 11일(현지시간) NFT로 팔린 자신의 작품 원본 수 천 점을 태우는 퍼포먼스를 시작했다. 불태워진 작품은 지난해 NFT로 제작 판매한 ‘화폐(The Currency)’로, 색색의 땡땡이가 그려진 A4 사이즈의 회화 1만점과 그에 상응하는 1만개의 NFT다. 1점당 2000달러에 판매, 총 2000만달러어치를 팔았다. 작가는 컬렉터에게 컬렉션용으로 NFT와 실제 원본 작품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하라고 했고 4851명의 구매자는 NFT를, 5149명은 종이 원본을 선택했다. 영국 런던 뉴포트 스트리트 갤러리에서 관련 전시회를 열고 있는 그는 작품 소각을 전시의 퍼포먼스로 기획했다.

런던에서 활동하는 건축가 폴 로빈슨(39)은 허스트의 작품을 집안에 걸어 놓고 싶기도 했지만 NFT 작품의 가치가 향후 어떻게 될 것인지 모험을 택했다. 크로아티아 출신 부부는 작품 1점은 원본을, 1점은 NFT를 선택했다. 본인을 예술가라고 밝힌 남편 아르센은 “예술은 늘 새로운 미디어를 도입했고 최신의 뉴 미디어는 NFT”라며 “데미안이 최선의 방식으로 뉴 미디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NFT 작품 '화폐(The Currency)'를 불태우기 위해 특수 난롯불 앞에 선 데미안 허스트 [사진=연합/AFP]

전시장에 설치된 특수 난롯불에 작품을 태우는 장면은 실시간으로 SNS를 통해 생중계됐고, 취재진을 불러 대대적인 포토콜 행사를 진행했다. 허스트는 은색 방화복과 방화 장갑을 착용한 채, 작품 하나 하나를 카메라에 비추어 확인하며 직접 난롯불에 넣었다. 작품들을 불태우는 느낌이 어떻냐는 질문에 그는 “기분 좋다. 예상했던 것보다 낫다”고 했다.

그는 “대다수가 내가 수백만 달러 규모의 작품을 태우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물리적 원본을 태워 없애버리는 과정을 통해 실물 예술작품을 NFT를 변환하는 작업을 완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NFT가 그에 상응하는 가치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결국 물리적 원본이 사라져야한다는 설명이다.

이날 태워진 작품은 4851점 중 일부로, 전시가 끝나는 30일까지 계속 소각은 진행될 것으로 예고됐다. 대략 159억원 규모다.

허스트가 벌인 수백억 규모 퍼포먼스를 놓고 의견은 극으로 갈린다. 환호하는 만큼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BBC는 “생계비 걱정을 해야할 정도로 경제사정이 어려운 시점에 허스트의 행동은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여행잡지 ‘타임 아웃’의 에디 프랭켈은 “(허스트는) 현실세계와 완전히 단절된 존재 같다. 그런 일은 올리가르히(러시아 신흥 부자)와 그들이 사모은 한때 첨단을 달렸던 화가나 좋아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사진=연합/AFP]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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