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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사, 금리인상에 자금조달 ‘적신호’
조달비용 급증하자 직원·영업점 ↓
금리변동 반영 신개념 채권발행 ↑

10년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열리면서 카드업계의 자금조달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여신전문금융사채권(이하 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수익 악화가 예상되는 카드사들은 자체 몸집 줄이기에 나서는 한편, 자금조달을 위해 변동금리채권까지 발행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11일 기준 5.728%로 연초(1월 2일 기준 2.42%) 대비 2배 이상 올랐다. 카드사들은 장기카드대출(카드론),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에 필요한 자금의 약 70%를 여전채로 조달하고 있다. 이처럼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 카드사는 이자 비용이 커지게 된다. 여전채 금리 상승에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지자 카드사들은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당장 올해 들어 신한 등 8개 전업 카드사들은 임직원과 영업점 수를 줄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의 임직원 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 1만2166명으로 지난해 말 1만2325명보다 159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임원은 182명에서 178명으로 4명, 직원 수는 1만2143명에서 1만1988명으로 155명이 줄어들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연초에 희망퇴직을 받은 뒤, 공채는 줄이고 필요한 인력만 수시로 채용하고 있다”며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인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다”고 말했다.

영업점 수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8개 카드사의 국내 영업점 수는 같은 기간 197곳에서 182곳으로 15곳이 줄었다. 지난해 카드사 중 유일하게 영업점 수를 늘렸던 우리카드도 올해 들어 영업점 4곳을 폐쇄했다.

비용절감 자구책에 더해 돈줄 확보를 위해 새로운 개념의 채권도 발행하고 있다. 통상 회사채는 안정적인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과 모집 시점에 고정이율을 정하는데, 최근 한 카드사는 자금조달을 위해 업계에서도 생소한 ‘금리변동차 회사채’를 발행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조달금리 급등에 따른 대비책으로 변동금리 차입을 확대하고 이에 연동한 자산유동화증권(ABS)와 해외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비용을 낮추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내년 전망도 어둡다는 점이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카드론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포함 등 영업 환경 변화로 카드사들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서연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신규 카드채 발행금리가 상승해 이자 비용 부담이 더 확대될 것”이라며 “하반기 물가 상승과 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조달 환경 악화로 보수적인 경영 기조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태형 기자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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