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안심전환대출, 집값 6억까지 확대...보금자리론 역차별 논란
보금자리·안심전환 금리 역전
대출자 1만7000여명 ‘분통’
정책주담대 조건 안맞는 차주에
더 싼 고정금리 기회 줘 불합리

#. “이럴 줄 알았으면 은행 변동금리로 받을 걸 그랬어요.” A씨는 지난 7월 4억원대 주택을 사며 4.7%의 금리로 보금자리론을 대출받고는 석달만에 후회막심이다. 정부가 안심전환대출 대상을 확대하기로 함에 따라 자신도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안심전환대출이 된다면 금리를 3.9%까지 낮출 수 있다.

안심전환대출 대상이 순차적으로 주택가격 6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상 확대에 따라 보금자리론 등 다른 차주를 역차별하는 문제점이 커지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안심전환대출 대상을 보금자리론 기준에 맞춰 6억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는 주택가격 4억원 이하, 부부 합산 소득 7000만원 이하이면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갖고 있는 1주택 차주가 대상이다.

대상을 확대하는 것은 안심전환대출 신청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신청 14일차인 7일까지 2조7104억원(2만8491건)이 접수됐다. 전체 공급액 25조원의 10.8%에 그친다. 신청 종료일(17일)까지 실적이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조건 맞추기가 까다로운데다, 조건에 해당하는 차주는 이미 디딤돌대출, 보금자리론 등 정책주택담보대출을 받고 있는 경우가 많아 실적 저조는 예상됐었다.

문제는 대상을 확대할 경우 다른 차주와의 역차별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보금자리론이다. 보금자리론은 서민의 내집마련을 위해 정부가 장기·고정금리로 공급하는 정책주담대다. 주택가격 6억원 이하까지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안심전환대출 대상을 확대하면 거의 같아진다. 그러나 10월 현재 금리는 4.15~4.55%로, 안심전환대출 금리 3.7~4.0% 보다 비싸다.

자격 요건은 거의 같은데, 은행 변동금리 차주들이 금리가 쌀 때는 변동금리 혜택을 보고는, 금리가 비싸지자 보금자리론보다 더 싼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탈 기회까지 갖게 된 것이다. 안심전환대출 시행 이유가 고정금리 대출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고정금리 차주에게 오히려 불이익을 주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보금자리론 금리가 안심전환대출 보다 높아진 것은 지난 5월(4~4.4%)부터다. 안심전환대출은 8월16일까지 실행된 대출만 대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5월~8월 16일 사이에 보금자리론을 받은 1만7000여명이 이같은 역차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택가격 6억원 이하까지 확대하고도 공급목표를 못채울 경우는 역차별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 보금자리론 대상이 아닌 6억원 초과 주택 차주까지 보금자리론 보다 싼 금리에 지원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에 당국도 당장은 주택가격 6억원까지를 지원 마지노선으로 보고 단계적 확대 방안을 고민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기존 대출의 금리 변동 주기가 도래하지 않아 안심전환대출 금리를 매력적이라 생각하지 않는 차주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금리 상승분이 점차 반영됨에 따라 수요가 늘어날 것을 감안해 대상 확대 속도를 조절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