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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의 일방적 장비 중단 통보…중국에 공장 둔 삼성·SK 어쩌나 [비즈360]
美 반도체 장비 반입 제한 조치
장기화·예측불가능성 등 리스크
美中 반도체 전쟁 “끝나지 않을 싸움”
中기업 경쟁력 약화 통한 반사이익 기대해 볼 수도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급격한 반도체 불황에 미국 기업이 중국에 장비 납품 중단 통보까지 내리면서 중국에 거대 사업장을 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이중고가 확산될 전망이다. 미 정부로부터 규제 예외 허가를 받기도 쉽지 않고 장비 반입 제한 등 미국의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기업들이 더욱 큰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12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과 재계에 따르면 미국 주요 반도체 장비 제조 업체인 KLA는 중국에 기반을 둔 고객사를 대상으로 제품 및 서비스 판매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KLA 측은 18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D램과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기술, 고급 로직 칩 등을 판매 및 서비스 제공하지 않겠다고 일부 고객사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 7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대중국 수출 통제 조치의 연장선이다. 미 상무부는 18㎚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핀펫(FinFET) 기술 등을 사용한 로직칩 등을 초과한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기술을 미국 기업이 중국에 판매할 경우 허가를 받도록 했다. 다만 다국적기업에 대해선 개별 심사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국내 기업들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공정 고도화가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감소, 실적 역성장 우려에 더해 리스크가 가중된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쑤저우에 후공정 공장을 가동 중이며 SK하이닉스는 우시에 D램 공장, 다롄에 낸드 공장, 충칭에 후공정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공장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미-중 갈등의 장기화는 경영 부담으로 지속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중국과의 관계도 매우 민감하다”며 “언제 끝나는지 궁금해하고 있지만 끝나지 않는 싸움이 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비 반입 수요가 당장 시급하진 않지만 라이선스 획득이 현안이 됐다. 업계는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와 대응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국 정부의 제재 방향이 중국 반도체 산업을 겨냥한 것이며 다른 기업들에 피해를 주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70%, 낸드 시장 점유율은 50%에 이른다. 미 정부는 반도체 산업 진흥을 위해 KLM,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램리서치 등 자국 장비업체의 경영 여건도 고려해야 한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기업은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중신궈지(SMIC),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이다. 일각에선 오히려 반사이익을 전망키도 한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기업의 첨단 노드칩 생산이 원천적으로 봉쇄될 것”이라며 “미국은 첨단 공정의 증착, 식각장비 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고 중국 기업이 기술을 확보하기엔 시간이 필요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 장기적으로 호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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