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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원한 롯데의 심장' 이대호, 10번 결번 남기고 아듀
8일 시즌 최종전서 동료선수들과 기념사진 찍으며 눈물
"오늘 아버지 기일…이제 맥주와 치킨들고 야구장 올 것"
롯데 이대호가 8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은퇴 경기에서 1회 2루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20년간 롯데를 대표했고, 롯데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40)가 그라운드를 떠났다. 수많은 명장면과 등번호 10번만 남겨놓은 채….

한국야구를 대표했던 강타자 롯데의 이대호가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끝으로 화려했던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아들의 시구, 딸의 시타때 포수를 보며 경기를 시작한 이대호. 그의 은퇴식과 영구결번식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매진을 기록한 사직야구장의 팬들과, 미처 입장하지 못한 경기장 밖의 팬들은 이대호를 연호하며 부산을 대표한 스타와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이대호의 등번호 10번은 롯데 최초의 영구결번인 고(故) 최동원의 11번 옆에 자리잡는다.

영구결번식에 앞서서 진행한 이대호 은퇴식은 추억의 얼굴들이 사직구장 전광판에 차례로 등장하며 막을 올렸다.

부산 수영초등학교 6학년 때 야구를 시작하는 계기가 됐던 절친 추신수(SSG 랜더스)를 시작으로 동갑내기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이우민(전 롯데) 등이 등장했고,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함께 뛴 로빈슨 카노,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이 축사를 전했다.

8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전 진행된 은퇴 행사에서 롯데 이대호가 동료 선수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은퇴식을 위해 사직구장을 찾아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직접 그라운드에 내려와 '10번'이 새겨진 커플 반지를 전달했다. 이대호는 답례로 본인이 쓰던 1루수 미트를 신 회장에게 증정했다.

올 시즌 전 구장을 돌며 은퇴 투어를 하는 동안 여러 차례 눈물을 보였던 이대호는 가족들이 등장한 영상 편지에 출근길부터 애써 참아왔던 눈물을 왈칵 쏟았다.

이어진 은퇴사 역시 눈물로 함께 했다.

"사실 오늘이 세 살 때 돌아가신 아버지의 기일이었다"는 말로 은퇴사를 시작한 이대호는 "기일에 내가 은퇴식을 한다는 게 감회가 새롭고 슬프다"고 했다.

이대호는 "다른 아빠처럼 여름방학 때 해운대에 못 데려가는 못난 아빠를 위해 늘 웃는 얼굴 보여준 예서(딸)와 예준(아들), '독박육아'라는 말도 모자란 아내에게 고맙다"고 가족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리고는 어릴 때 자신을 길러준 할머니를 떠올리며 "하늘에 계신 할머니, 늘 걱정하시던 손자 대호가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박수받으며 떠납니다. 오늘 가장 생각나고 보고 싶다"며 오열했다.

이대호는 "이제 배트와 글러브 대신 맥주와 치킨을 들고 야구장에 오겠다. 여러분이 조선의 4번 타자로 불러주신 이대호, 이제 타석에서 관중석으로 이동한다"며 은퇴사를 마쳤다.

롯데는 떠나는 이대호를 위한 또 하나의 깜짝 선물로 이대호의 등장곡인 '오리 날다'를 부른 가수 체리 필터의 깜짝 공연을 준비했다. 은퇴식이 끝난 뒤 롯데 후배들은 이대호를 위한 마지막 헹가래를 하며 그의 마지막을 축하했다.

한국 최고의 타자 이대호에게 우승이라는 마지막 꿈을 이뤄주지 못했던 롯데. 하지만 누구보다 롯데를 사랑했고, 야구를 사랑했던 이대호는 '우승반지'보다 값진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영원히 간직하고 유니폼을 벗었다.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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