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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환율’에 외환보유액 197억달러 급감…금융위기후 최대폭
한은 “외환보유액 충분”
외환보유규모 세계 8위

5일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중인 가운데 전광판에 코스피지수와 원/달러 환율지수가 표기되어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한달 사이 200억달러 가까이 급감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67억7000만달러로 8월말(4364억3000만달러)보다 196억6000만달러가 줄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당국이 달러화를 시중에 푼(매도)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감소폭은 2008년 10월 274억달러 감소에 이은 역대 두번째 수준이다. 그러나 외환보유 규모 자체가 커진 만큼 위기 수준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은은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세계 8위 규모로 충분한 수준”이라며 “2008년과 비교해 외환보유액의 규모는 두배가 됐고, 이에 지난달 감소율도 -4.5%로 역대 32번째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외환보유액을 자산별로 나눠보면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3794억1000만달러)이 한 달 전보다 155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예치금(141억9000만달러)과 특별인출권(SDR·141억5000만달러), IMF(국제통화기금)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 권리인 'IMF 포지션'(42억3000만달러)도 각 37억1000만달러, 3억1000만달러, 1억달러 줄었다.

금은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8월 말 기준(4364억달러)으로 세계 8위 수준이다. 전월 9위에서 한 단계 올라갔다.

국가별 외환보유액은 중국이 3조549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1조2921억달러)과 스위스(9491억달러), 러시아(5657억달러), 인도(5604억달러), 대만(5455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566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한은은 일반적으로 월별 외환보유액 통계를 발표하면서 별도 언론 브리핑(설명회)을 하지 않지만, 이번 9월 통계의 경우 이례적으로 오금화 한은 국제국장 등이 직접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외환보유액 감소 규모가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에 이르면서, ‘외환위기’ 가능성 등 우려와 논란을 적극적으로 진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오 국장은 "저희(한국은행) 생각으로 현재 외환보유액은 충분하다"며 "외환당국의 외환보유액 뿐 아니라 2014년부터 순대외금융자산 보유국으로서 국내총생산(GDP)의 37%에 이르는 대외자산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낮은 단기외채 비율도 고려해야 하고, 지난달 말 신용평가기관 피치도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같은 신용등급 국가들과 비교해 건실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또 "금융위기 당시(2008년 3월∼11월) 외환보유액이 월평균 70억∼80억달러씩 감소했는데, 최근(2021년 10월∼2022년 9월) 감소 폭은 월평균 47억7000만달러로 외환위기 당시보다 작다"며 "외환위기라는 표현은 현재 우리나라 경제를 묘사하는데 그다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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