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충전·수소탑재량 건설기계 유리
수소지게차 상용화 눈앞…시장 주목
탄소중립과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미래 파워트레인으로 주목되는 수소엔진이 승용차보다 건설기계에 더 적합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내년 국내에 첫 수소지게차가 도입되는 것을 기점으로 국내 건설기계 시장에도 대변혁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건설기계부품연구원(원장 김민희)은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제4회 수소건설기계 발전 포럼'을 열었다. 이 포럼은 수소건설기계의 기술개발과 상용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이에 산학연이 국내외 산업동향과 연구개발 결과를 공유하고 수소건설기계의 발전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2019년 출범했다.
백홍길 현대자동차 연구위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수소엔진의 건설기계 적용의 장점을 설명했다. 백 연구위원은 “수소엔진은 기존 내연기관 생산라인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개발과 설비에 대한 투자가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FCEV)에 비해 적게 든다. 또 수소엔진이 전기차와 비교해 항속거리는 비슷하지만 생산단가가 적게 들어 경제성면에서도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건설기계부품연구원이 5일 개최한 수소건설기계 포럼에서 참가자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건품연 제공] |
수소엔진을 장착한 건설기계시장의 확대 과제도 지적됐다.
백 연구위원은 “수소엔진은 FCEV에 비해 에너지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더 많은 수소를 실어야한다. 그만큼 탱크 부피가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이 숙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건설기계의 경우 작업장 등 지정된 거점에서 수소 충전을 하게 되고, 승용차에 비해 수소탱크를 탑재할 공간적인 여유도 크기 때문에 더 시장성이 높다고 본다”면서 “건설기계가 오프로드에서 사용돼 먼지 등에 많이 노출되는데 수소연료전지 엔진의 경우 고순도 수소가 요구되지만 수소엔진은 단순한 연소반응으로 구동되기 때문에 이같은 고순도 정제 과정이 필요 없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선 정부와 산학연 공동으로 추진 중인 수소지게차 상용화 실증 시범사업의 진행 상황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지난 4월부터 시작돼 향후 4년간 진행되는 이 사업은 수소지게차의 신뢰성과 경제성, 보급방안 등 수소건설기계 적용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희수 건설기계부품연구원 그린에너지연구실장은 “내년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45대 이상의 수소지게차를 도입해 실증에 들어간다. 여기서 발생하는 충전, 운영 상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향후 시장 보급에 필요한 보조금(안), 보험수가 책정 모델 등이 정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