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절반 이상, “1인 생활 지속할 것”
장기적으로 지속 예상한 비중은 낮아
10명 중 4명은 ‘N잡러’
저축 선호 높아지는 등 재정 관리 선호 높아져
노후 자금은 최소 ‘7억7000만원’ 있어야
서울 시내 한 거리에 부동산이 모여있다.[연합] |
[헤럴드경제=서정은·김광우 기자] 700만 가구를 넘어선 국내 1인 가구 다수가 1인 생활을 지속할 의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은 ‘혼자가 편하다’는 것을 1인 생활의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평생을 홀로 살겠다는 사람은 드물었다. 1인 가구 60% 이상이 10년 이내에 1인 생활을 청산하고자 했다.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1인 가구를 빠르게 탈피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당장 ‘혼자 사는 삶’은 편하지만, 장기적인 지속은 꺼리는 1인 가구의 복잡한 속내가 드러난 모양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2 한국 1인 가구 보고서’를 공개했다. 지난 5월 전국 만 25~59세의 ‘독립적인 경제활동을 하는 1인 가구’ 2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1인 가구는 720만 가구를 넘어 전체 가구에서 가장 큰 비중(33.4%)을 차지했으며, 증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2022 한국 1인 가구 보고서’ |
1인 가구 대다수는 1인 생활을 지속할 의향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1인 가구의 절반 이상인 56.3%는 1인 생활을 지속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 ‘높다’고 답했다. 의향을 ‘반반’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3.7%였으며 의향이 ‘낮다’고 답한 응답자는 9.9%에 불과했다.
1인 생활 지속 의향은 전 연령대를 걸쳐 여성이 남성에 비해 1.5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에서 차이가 두드러졌다. 30대 여성의 71.1%가 1인 생활 지속 의향이 ‘높다’고 답했지만 30대 남성은 47%만이 ‘높다’고 답해 약 24%포인트의 격차가 벌어졌다.
1인 생활을 지속하겠다는 이들 중 61.3%는 ‘혼자가 편하다’는 것을 이유로 꼽았다. 이는 지난 2020년 조사 결과(58.8%) 대비 약 2.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이후로는 ‘마음에 드는 배우자를 못 만날 것 같아서’가 15.2%를 차지했으며 ‘결혼 생각이 없어서’(6.9%), ‘경제적 독립이 가능해서’(6.2%) 등이 뒤를 이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2022 한국 1인 가구 보고서’ |
그러나 1인 생활을 장기적으로 지속하고자 하는 비율은 낮았다. 1인 생활 지속 예상 기간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62.6%가 ‘10년 이내’라고 답했다. 이 중 ‘1년~4년 이내’라고 답한 비중은 약 65%로 1인 생활을 단기적으로 지속하겠다는 응답자 비율이 높았다. 반면 10년 이상 혼자 살겠다는 응답자는 37.4%로 2020년 지난 조사(44.1%)에 비해 약 6.7%포인트 하락했다.
또 1인 생활의 예상 지속 기간은 연령대가 낮을수록 짧게 나타났다. 20대 1인 가구 중 10년 이상 1인 생활을 지속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8.5%에 불과했다. 반면 50대는 약 62.9%가 10년 이상 혼자 살 것이라고 답해 3배 이상 격차를 보였다. 이밖에도 30대는 26.1%, 40대는 43.4%가 10년 이상 혼자 살 것이라고 답해, 연령대가 높을수록 1인 생활이 더 길게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2022 한국 1인 가구 보고서’ |
이 밖에도 보고서는 1인 가구의 금융생활에 나타난 다양한 특징을 분석했다. 특히 1인 가구 42%가 부업을 가진 ‘N잡러’인 것으로 드러나 1인 가구의 ‘수입 다변화’ 의지가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앱테크 ▷배달 라이더 ▷소셜 크리에이터 등 신생 부업 활동을 하는 비율(86.2%)이 서비스 아르바이트 등 전통적 부업을 하는 비율(31%)보다 2.8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특히 부업을 통해 소득을 얻는 주된 이유가 생활비 부족 등 비자발적 요인이 아닌 자발적 요인(시간적 여유, 여유자금 마련)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전체 1인 가구 N잡러 중 ‘생활비 부족’을 이유로 부업을 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14.1%에 불과했다. 반면 여유·비상자금 마련, 시간적 여유 등을 이유로 꼽은 응답자는 각각 31.5%, 19.4%로 비교적 높았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2022 한국 1인 가구 보고서’ |
또 보고서는 1인 가구의 저축 선호가 높아지는 등 재정 관리에 힘을 쏟는 1인 가구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실제 1인 가구의 지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20년 조사(57.6%) 대비 13.4%포인트 감소한 44.2%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의 재정 관리 의지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20대 1인 가구 49.6%가 ‘매달 소비와 저축금액을 정한다’고 답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정기적으로 자산을 점검한다’는 응답자 또한 51.4%로 타 연령대 대비 높게 나타났다. 이에 보고서는 “20대가 나머지 연령대비 뒤처지지 않는다”며 “젊었을 때부터 자산을 만들고 관리하는 1인가구의 모습을 알 수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2022 한국 1인 가구 보고서’ |
한편 1인 가구가 생각하는 노후 대비 자금은 증가세를 보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는 최소 노후 대비 자금을 7억7000만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2020년 지난 조사(5억7000만원) 대비 약 2억원이 증가한 금액이다. 1인 가구가 생각하는 ‘원하는 생활을 위해 필요한 자금’은 이보다 1.3배가량 많은 11억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충분한 은퇴 자금을 준비하지 못할 것에 대한 우려는 크게 나타났다. 은퇴 및 노후 준비 계획을 가진 1인 가구 중 자금 마련에 대한 우려를 가진 비율은 56.1%로 절반을 넘었다. 노후 자금 마련의 장애 요인으로는 ‘수입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54.6%로 가장 많았다.
luck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