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4~5만원 지출 각오해야
가입연령 늦추고, 보장범위 넓혀져
반려견 건강하다면 펫적금으로 목돈 먼저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올해로 3살된 강아지를 키우는 A씨는 의사로부터 강아지가 슬개골 탈구 2기가 진행 중이라는 얘길 들었다. 슬개골 탈구 수술을 하게 되면 비용은 약 300만원대. 당장 수술이 급한건 아니지만 고민이 들었다. 비용을 생각할 때, 미리 보험을 가입해야할지 아니면 목돈을 넣을 적금부터 들어야할지 말이다.
# B씨는 강아지를 입양한지 이제 갓 1년이 되어간다. 검진결과 유전병은 없다고 하니 안도가 됐지만, 미래를 담보하긴 어렵다. 언젠간 강아지가 늙어가면서 아플텐데, 병원비 부담이 만만치 않아서다. 어떻게 해야 나중에 부담을 줄일 수 있을지 상품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전국민의 4분의 1이 반려인구에 접어들면서 관련 금융상품도 시장에 줄줄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표적으로 손꼽히는게 펫적금과 펫보험이다. 써야할 돈은 정해져 있고, 상품은 많은데 어떻게 선택하면 좋을까.
우선 펫보험은 반려동물이 아플 때 보험이 보장하는 범위 내에서 약관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보장 범위 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금액은 천차만별이지만, 통상 가입자들은 월 4~5만원 안팎을 내고 있다.
펫보험을 가입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병원비 부담 때문이다. 중성화수술부터 크고 작은 질병까지 합치면 수천만원까지 써야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런 점때문에 수요는 있었으나, 가입 요건이 까다롭다는 점에서 가입률이 낮았다. 하지만 최근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각 보험사들이 여러 기능을 갖춘 상품을 내놓고 있다.
메리츠화재에서 판매하고 있는 '펫퍼민트'는 반려견, 반려묘에 질병이나 상해 발생시 통원의료비와 입원의료비를 보장한다. 반려견이 타인이나 타인의 반려동물에 해를 입히면 배상해야 할 금액도 보장해준다.
최근 삼성화재가 출시한 장기 펫보험 '위풍댕댕' 또한 의료비, 수술비, 배상책임부터 사망위로금 등을 종합적으로 보장한다. 가입 시기도 비교적 넓다. 생후 61일부터 만 10세까지 가입이 가능하고, 3년 또는 5년 주기 갱신을 통해 최대 2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일종의 실손보험 개념인만큼 보상한도도 선택하기 나름이다. 견종별로 세부 분류를 하지 않다보니 특정 질병이 자주 발생하는 견종이라고 차별받는 경우도 덜하다.
다만 소멸성 성격이 짙기 때문에 월 불입액이 부담스럽다면 보험에 대한 메리트를 크게 느끼기 어렵다. 금융사들이 펫보험 저변을 넓히고는 있지만 가입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가입률이 낮고, 역마진 등을 이유로 보험사들이 적극적이지 않은 상태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반려동물이 건강하다면 무조건 펫보험을 가입하기보다 적금을 통해 목돈을 모아둔뒤 가입해도 늦지 않다. 생각보다 보험 청구하기 애매한 자잘한 금액 지출도 많기 때문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반려동물 시장이 커져 보험료가 내려가고, 수가가 정해진다면 보험 메리트가 갈수록 생기게 될 것"이라며 "과거보다 보장 범위 등이 넓기 때문에 가입고객들도 발빠르게 느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펫적금은 매월 일정 금액을 모은 뒤, 필요할 때마다 꺼내쓸 수 있다. 적금인 특성상 원금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목돈 모으기에 제격이다.
은행 관계자는 "아직 반려동물에 대해서는 적정 보험료를 산출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고, 특정 반려동물에 대한 신원증명(비문 등)이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보험사와 견주간 신뢰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보험료도 싸지는 않다보니 월 불입액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견주들은 펫적금을 택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의료비 지출시 특별 중도해지 기능을 넣는 등 부가적인 부분에서 혜택을 넣고 있다. 일반 예금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등 여러 우대 조건을 채우면 더 높은 금리를 채울 수 있다. 또 치료비 뿐 아니라 여행 등 여러목적으로 자금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여유가 된다면 보험이든 적금이든 골고루 가입하면 좋지만, 선택해야한다면 반려견의 나이, 건강상태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유리하다.
보험사 관계자는 "노견이거나 병원을 자주 간다면 늦은 연령까지 가입 가능하고 특정 질병을 보장해주는 펫보험을 가입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며 "나이가 어리고, 건강하다면 펫적금을 통해 목돈을 모았다 필요할때마다 소액씩 지불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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