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겹이 쌓은 규제 허물기 본격화
재초환 부담 대폭 완화해줘
연말까지 안전진단 개선안 마련
일각 “규제완화 수위 미흡”지적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연합] |
투기와 거품의 상징으로 불리던 재건축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정부가 겹겹이 쌓인 재건축 규제 완화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면서다. 분양가상한제를 개편한 데 이어 재건축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졌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재초환)를 대폭 완화하기로 했고 연말까지는 안전진단 개선안도 마련한다. 이른바 ‘재건축 3대 대못’을 모두 손보는 대수술이 시작된 것이다. ▶관련기사 3면
여기에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의 층수 제한 완화, 인허가 절차 단축 등 각종 인센티브 확대까지 더해지면서 재건축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한때 ‘투기의 온상’으로 지목됐던 재건축이 정부의 대대적인 정책 방향 전환으로 주택공급의 활로를 열 돌파구로 새롭게 조명되는 모양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9일 재건축 부담금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재건축 부담금 면제 기준을 종전 3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고 부과율 구간을 7000만원 단위로 확대하는 동시에 재건축 부담금 산정 개시 시점을 기존 추진위원회 승인일에서 조합설립인가일로 변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정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첫 부동산 대책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 정상화 착수’를 제1 추진전략으로 제시한 만큼 관련 세부정책 추진에도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재초환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큰 폭의 변화에 시장에는 이번 개편을 반기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재건축 안전진단 개선안 마련 시간표를 올해 12월 초로 앞당겼고 공약 후퇴 논란이 일었던 1기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종합계획) 수립도 최근 연구용역 발주로 사실상 첫발을 뗐다. 신탁사의 정비사업 참여 활성화나 정비사업 지원 강화, 통합심의 제도 확대 등도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한 주택공급 확대라는 정책 목표에 집중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데 대해 전문가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장기적으로 서울 등 도심 주택공급 확대에 긍정적인 효과가 발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실질적인 재건축 활성화 효과를 두고선 의견이 엇갈린다. 연이은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부동산 시장 여건이 악화된 영향이 크다. 규제 완화 수위가 미미하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재초환 감면을 포함한 상당수 정책이 국회의 법 개정이 필요로 하는 만큼 향후 여야의 논의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점은 변수다. 규제 완화를 두고 일각에선 집주인 등 부자에 과도한 혜택을 준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도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재건축 정책 전환의 기저에는 사람들이 원하는 곳, 결국 도심에 주택을 공급해야 하고 그 수단이 정비사업일 수밖에 없다는 방향성이 깔려있다”면서 “과해 보일 수도, 부족해 보일 수도 있지만 첫 단추부터 막히면 가보지도 못하고 끝날 수 있다. 일단 작동시키고 시장 효과를 지켜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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