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입 성공하면 외인 유입…국채 안정화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우리나라가 세계국채지수(WGBI) 관찰대상국(Watch List) 등재됐다.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안정세를 이끌 수 있는 요인이다. 정부는 연간 최대 1조1000억원 가량의 국채 이자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는 30일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이 한국을 잠재적으로 시장접근성 상향 조정 가능성이 있는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WGBI는 23개 주요국 국채들이 편입되어 있는 선진 채권지수로 추종자금 규모만 2조5만 달러로 추정된다. 한국이 관찰대상국에 등재된 것은 FTSE가 2019년 3월 채권시장 국가분류에서 한국의 시장접근성을 레벨1으로 평가한 이후 처음이다.
러셀은 한국 정부가 외국인 국채·통안채 투자 비과세, 외환시장 선진화 방침, 국제예탁결제기구(ICSD) 통한 국채 거래 활성화 계획 등을 발표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동안 외국인 채권 투자를 저해해왔던 요인들에 대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어 레벨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후 러셀은 내년 3월과 9월 채권시장 국가분류 검토를 통해 한국의 제도개선 성과 등을 평가하고 시장접근성 및 WGBI 편입 여부를 결정한다. WGBI 편입 결정시, 한국 국채의 WGBI 편입시점과 편입비중의 조정기간도 함께 발표될 예정이다.
통상 WGBI 편입 결정과 실제 지수 편입시점 사이에는 일정 기간 유예 기간을 둔다. 또 편입 비중이 1% 초과하면 수개월에 걸쳐 점진적으로 비중을 확대한다. 현재 추정되는 한국 국채의 WGBI 예상 편입 비중은 2.0~2.5% 수준이며, 이는 편입국가 중 9번째로 큰 규모다.
한국이 WGBI에 편입될 경우, WGBI 추종자금을 중심으로 약 50~60조원의 외국인 국채 투자가 유입될 것으로 추정된 바 있다. 2020년 기준 금융연구원 분석이다. 최근 고환율 상황을 감안하면 자금유입 규모는 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 등은 자금유입 규모를 60~90조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기재부는 “외국인 국채 투자 유입에 따른 금리 하락으로 연간 약 5000억원에서 1조1000억원의 국채 이자비용이 절감이 기대되는 등 재정건전성 측면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한국 국채에 대한 안정적인 글로벌 수요가 늘어나게 됨에 따라 국채 및 외환시장의 안정성 강화도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이와 관련 “이번 관찰대상국 등재는 한국 국채시장이 선진 채권시장 중 하나로 인정 받고, 원화채권 디스카운트 해소와 국채시장 선진화를 이루기 위한 중요한 계기”라며 “한국 정부는 앞으로도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국채시장에 쉽고 빠르게 접근하여 편리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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