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업, 샛별자문단, 디자인 크루, 제품품질평가단 등 운영
서울 양재동 LG전자 서초R&D캠퍼스에서 조주완(왼쪽 두번째) 사장 등 경영진이 디자인 크루가 제시하는 미래 콘셉트 제품을 살펴보는 모습 [LG전자 제공] |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지 27일자로 300일을 맞았다. 300일간 조 사장이 가장 앞세운 것은 Z세대부터 기성세대까지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고객 경험’이다. 상품 기획·출시·개선 전 단계에 걸쳐 촘촘한 고객 목소리에 기반해 신상품을 내놓는 등 LG전자가 조 사장 취임 후 혁신적인 가전 트렌드를 개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올해 초 조주완 사장은 ‘고객이 제품이 아닌 경험을 구매한다’는 생각을 담아 ‘F·U·N 경험’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다. ‘F·U·N 경험’은 ‘최고의(First), 차별화된(Unique), 세상에 없던(New) 경험’을 뜻한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고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활동을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다.
최근 LG전자가 선보인 차세대 신발관리 솔루션 ‘LG 스타일러 슈케이스·슈케어’ 역시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탄생한 제품이다. 기획부터 출시 후 개선까지 고객자문단인 ‘엘업(L.UP)’과 함께 지속적으로 논의했다. LG전자는 MZ세대(1980년부터 2010년 이전 출생) 고객들이 명품 운동화나 한정판 신발 등을 수집하고 이를 더욱 돋보이게 관리하고 싶어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LG전자는 지난 4월 평균 나이 만 25세의 Z세대 12명으로 구성된 ‘샛별자문단’을 신설했다. 샛별자문단은 LG전자 직원들과 열띤 토론을 펼치며 제품에 대한 평가뿐만 아니라 보완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자문단은 최근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에서 진행한 LG전자 임원과의 간담회를 통해 Z세대가 LG전자에게 바라는 점을 직접 전하기도 했다. “LG전자가 미술관을 만든다면?”, “LG전자 HE사업본부의 힙한 앰버서더를 만든다면?” 등 샛별자문단의 다채로운 질문이 쏟아졌다.
LG전자는 대학생들로 구성된 ‘디자인 크루’도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경제·사회·문화·친환경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Z세대의 관점을 듣는 소통의 시간이 마련된다. 올해 3월 디자인 크루 2기가 구성됐다.
또 LG전자는 2020년부터 제품품질평가단을 운영해 개발 중인 제품을 대상으로 고객의 페인포인트(불편사항)을 사전에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고객 1000여명으로 구성된 제품품질평가단은 1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하고 있다. LG전자가 그만큼 세분화된 고객의 요구를 제품에 반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품품질평가단은 LG전자가 마련한 오프라인 공간에서 제품을 체험한 후 평가하거나, 집에서 제품을 받아 실생활에서 직접 사용해본 후 설문조사를 통해 느낀 점을 공유한다. 실제로 지난해 선보인 무선 이어폰 LG 톤프리도 개발 단계에서 평가단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LG전자는 또 가전제품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장애인과 접근성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을 운영하고 있다. 자문단은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이 선정한 장애인 접근성 전문가 7명, 시각·청각·지체 장애를 가진 평가단 6명 등으로 구성된다.
LG전자는 기존보다 고객과 접점을 확대하는 데도 나서고 있다. ‘어나더키친’, ‘씽큐(ThinQ) 방탈출 카페’, ‘금성오락실’, ‘스탠바이미클럽’ 등 체험형 마케팅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스탠바이미, 틔운, LG그램 등 관련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조 사장은 “고객과 다양한 접점을 구축해 소통하는 사업모델, 한 번 경험하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사업방식,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연구하고 기획하는 조직역량 등 모든 영역에서 고객경험 혁신을 이뤄내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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