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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혹독한 약세장’ 진입한 금융시장…증시보다 금리·환율을 보라
채권수익률 급등…주식 매력 낮아져
美기준금리 4.5~4.75%까지도 가능
강달러→외인이탈→환율불안 악순환
원달러 1500원·코스피 2100도 가능

[헤럴드경제=양대근·김현경·권제인 기자] 미국의 긴축 기조 강화와 영국 파운드화 급락·유럽발 경기 침체 우려 확대 등 굵직한 악재가 중첩되면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혹독한 약세장에 진입했다. ‘세계 경제가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잇따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향후 자산시장 가격의 열쇠를 쥐고 있고 채권금리와 환율의 향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 S&P500 기업들의 평균 기대 배당수익률은 1.79% 수준이다. 반면 미국의 국고채 2년물 금리는 26일(현지시간) 기준 4.3%를 돌파하면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도 장중 3.9%를 넘어서면서 12년래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26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단기 지표인 3년물 국고채 금리는 4.548%로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10년물 금리도 4.335%로 11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단기채 가격이 더 가파르게 오르면서 역전된 장단기 금리차는 0.213%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이는 역대 최대차였던 지난 2007년 기록을 넘어선 것으로, 통상 장단기 금리차 역전은 경기 침체의 전조로 여겨진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 상승은 주식자산 보유의 기회비용을 더 요구한다”면서 “미국 단기채만으로도 4.3%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금리 여건에서, 배당주 등 주식 투자는 미 국채 금리를 크게 상회해야 유효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인플레이션을 도화선으로 전세계 시장이 ‘악성 순환’에 들어간 상황으로 보인다”면서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있는 11월까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폭이 11월 75bp(1bp=0.01%포인트), 12월 50bp, 내년 1월 25bp로 각각 예상하고, 상단 기준 4.7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올투자증권도 한국은행이 10월과 11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각각 0.5%포인트씩 올리는 ‘빅스텝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예상했다. 2회 연속 빅스텝이 단행될 경우 국내 기준금리는 2.5%에서 3.5%로 인상된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 확대가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채질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08년 6월부터 2009년 6월까지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신흥국의 리스크 프리미엄 증가로 원/달러 환율은 980원대에서 1570원대까지 상승했다. 당시 3년 이하 만기 채권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 자금 24조원 가량이 유출된 바 있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와 유사한 금융 불균형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한국은행도 예상보다 긴축 강도를 높일 가능성도 있다”이라고 밝혔다.

향후 증시 전망도 환율 추이와 밀접한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원/달러 환율이 올라 일부 수출기업에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전반적인 글로벌 수요 부진과 경기 침체로 수출 물량이 떨어지면 부정적인 부분이 더 커질 수 있다”면서 “극단적인 상황일 수 있지만 엔화가 달러당 150엔 수준을 넘으면 원/달러 환율도 1500원 돌파를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부장은 “전반적으로 자산 가격을 보수적으로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코스피 저점은 2100에서 2200선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강력한 경기 침체가 발생하는 극단적 상황을 제외하면 현재 증시 레벨은 낮은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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