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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이 어느 때인데”…특례상장, ‘부풀리기’ 관행 여전
선바이오·WCP·오픈엣지테크 등
美긴축에 적자탈출 어려워졌지만
비교기업·기법 ‘거품’ 공모가 높여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특례상장 기업들이 최근 수요예측에서 참패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특례 상장하는 3개 기업 모두 공모가가 희망밴드를 하회했다. 국내외 경제상황이 급변했는데 달라진 시장 분위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지나친 욕심을 부린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성장성 추천 특례상장’ 기업 선바이오는 지난 21일 공모가가 1만1000원으로 결정됐다. 희망밴드 1만4000~1만6000원을 하회했다. 테슬라 요건이라 불리는 ‘이익미실현기업 상장’ 기업 더블유씨피와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각각 6만원, 1만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해다. 희망밴드 상단 보다 40% 이상 낮은 금액이다. 일반상장인 모델솔루션과 알피바이오는 희망밴드 상단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특례상장 기업은 적자 상태이거나 적자를 겨우 면한 경우가 많다. 애초부터 위험 부담이 크다. 글로벌 긴축으로 경제가 어려워지면 경영상태가 나아지기 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선바이오와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더블유씨피는 작년까지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하다 올해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경기 악화로 하반기 실적 개선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스닥 기술성장기업은 자기자본 10억원과 시가총액 90억원을 조건을 맞추고 기술평가·성장성 평가를 통과하면 상장이 가능하다. 이익미실현기업 상장은 시가총액, 매출액, 매출 증가율 등 성장성을 위주로 판단한다. 이익은 따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특례상장 시 희망공모가 밴드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부풀려질 가능성이 크다.

일반 상장은 현재 실적을 기반으로 비교기업의 주가순이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를 활용해 희망공모가를 선정한다. 반면 특례상장은 확인된 실적 보다는 미래의 기대를 반영해 기업가치를 추정한다. 유사성이 낮음에도 이미 크게 성공을 거둬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기업들을 비교대상으로 삼아 높은 기업가치 배수(multiple) 값을 얻어내기도 한다.

비교기업과 다른 잣대를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 비교기업 EBITDA는 과거실적으로 한 더블유씨피는 자사 실적은 2022~2024년 추정치를 사용했다. 이익 규모가 커지면서 기업가치가 부풀려졌다.

초저금리로 증시가 유동성 장세를 보이던 때와 달라진 데 원인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2020년에는 신규 상장주들의 상장 후 주가수익률이 굉장히 좋았다”면서 “그 해 시장 분위기에 맞춰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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