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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만전자 밸류업’ ARM 인수로 가능할까 [비즈360]
삼성전자, 영국 팹리스 ARM 인수 가능성 제기
이재용-손정의 면담 예정, M&A 논의 관측
ARM 인수 시너지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 현금부담 등 재무적 영향 검토 필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영국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회사) ARM 인수합병(M&A) 논의를 시사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기업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도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주주들 사이에선 기업가치 제고 방안도 초미의 관심사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인 23일 삼성전자 주가는 5만4500원으로 마감하며 지난해 말 7만8300원에서 약 30% 가량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낙폭인 23% 수준보다 많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1일 북중미·유럽 출장 귀국길에 ARM 인수에 대한 질문에 “다음 달 손 회장이 서울에 와서 제안을 할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ARM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시장에서는 이 부회장의 영국 출장과 연계해 ARM 인수 가능성을 계속 거론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손정의 회장도 “(서울)방문을 고대하고 있으며 삼성과 전략적 동맹에 관한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게티이미지]

삼성전자는 꾸준히 ‘의미있는 M&A’를 언급하며 대규모 투자 가능성을 열어뒀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DS부문장)도 “새로운 분야와 기존 분야를 급격히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M&A가 있다”며 “지금은 어느 곳이라고 말은 못하지만 (투자처를) 모색하고 있으며 우선순위를 정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팹리스 중의 팹리스’로 불리는 ARM은 글로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설계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회사다. AP를 설계해 IP(지적재산)를 판매하고 수익을 얻는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애플과 퀄컴, 엔비디아 등이 주요 고객사다.

매출은 적은데 기업가치는 수조원에 달한다. 아울러 M&A 과정에서 독과점을 우려한 각국 규제당국의 승인 거부 가능성이 있으며 경쟁사들의 반발도 심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실익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과거 엔비디아가 ARM 인수를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팹리스-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연계를 통한 시너지 창출도 더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야 한다.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현금보유 규모가 124조원에 달하지만 ARM의 기업가치도 최대 80조원까지 언급되면서 무리한 인수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금 부담이나 이익 훼손 등의 이슈는 기업가치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때문에 시장에선 부담을 줄이고 규제당국의 승인 가능성도 높이는 방안으로 다른 기업들과의 공동인수도 언급되는 상황이다. 과거 SK하이닉스와 인텔 등도 ARM 인수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박정호(왼쪽) SK하이닉스 부회장과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 [SK하이닉스, 인텔 제공]

성격은 다르나 과거 반도체 장비회사인 ASML도 10년 전 고객공동투자프로그램(CCIP)의 일환으로 삼성전자, TSMC, 인텔 등 3개사를 대상으로 주식을 발행하기도 했다. 당시 지분 3%에 투자한 삼성전자는 현재 주식 1.5%를 소유한 주주다. 2012년 3630억원이던 보유지분 가치는 3조8758억원(올 6월말 기준)까지 올라 삼성전자의 자산 가치를 높이기도 했다.

삼성전자를 ‘밸류업’ 시키는 방안으로 각각의 사업에 대한 시장의 가치 재평가를 받아보는 방법도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를 총괄하는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메모리와 파운드리, 시스템LSI를 하고 있는데 삼성 반도체가 시장에서 제대로 가치를 평가받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시장에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부분도 있어 우리(삼성전자)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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