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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우조선 매각, 시작부터 반응 ‘냉랭한’ 이유 3가지 [비즈360]
수주행진·고환율에도 적자 지속
딜 진행·구조조정 시 노조 장벽
한화 특수선 관심, 분리매각 가능할까
대우조선해양 잠수함[대우조선해양 제공]

[헤럴드경제=김성미·주소현 기자] 최근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의 발언으로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전략적투자자(SI)는 물론 재무적투자자(FI)까지 인수전 참여에 일찌감치 손사래를 치는 등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 및 재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경쟁력을 위해 새주인 찾기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면서 조만간 매각 작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산은은 매각주관사 선정을 앞두고 인수후보자가 있는지 시장의 반응을 살피고 있다.

다만 대형 조선사 등 SI는 현대중공업 인수 무산으로 인수전 참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데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 FI는 고금리 시대에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며 사실상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관심을 보이는 원매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쟁력을 위해 빠르게 새주인을 찾겠다는 산은의 의지와 달리 사겠다는 인수자는 선뜻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시장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전 참여에 선을 그을 수밖에 없는 이유로 수익성 악화, 강성 노조, 매각 방법 등을 꼽았다.

먼저 대우조선해양은 충분한 수주, 높은 환율까지 호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올 상반기 매출은 2조429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약 12% 늘어났으나, 여전히 6679억원의 순손실을 보였다.

대우조선해양의 적자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수주하면 할수록 적자를 기록, 재무건전성이 악화돼 오랫동안 산은의 관리체제에 놓이게 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M&A로 채권단 관리를 졸업한다고 해도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늘어나면서 대우조선해양도 향후 3년 이상의 수주 잔고를 확보했으나, 계약 시점에서 인도 시점까지 수년이 걸리는 조선업 특성상 단기간에 수익이 발생하기 어렵다.

특히 3년 이상씩 일감이 쌓인 최근의 상황에서는 대기 기간과 실제 건조 기간을 합하면 건조 계약 체결 5~6년 후에나 선박을 인도하게 된다. 여기에 선수금은 적고, 건조 후반기나 인도 시점에 계약금의 절반가량을 받게 되는 ‘헤비테일’ 관행이 더해지면 대우조선해양의 흑자 전환 시기를 가늠하기는 어렵다.

이에 시장에선 대우조선해양이 이익을 남기지 못하는 구조를 어떻게 해결해갈 것 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대두되고 있다. 결국 조선과의 연계 사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 신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거나, 수익을 낼만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 칼을 빼 들어야하는 것이다.

노조이슈 또한 인수합병(M&A)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최근 강석훈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매각 얘기를 꺼내자마자 노조는 분리 매각 반대 등 벌써부터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분리 매각에 나서도 딜 성사를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인데 딜 추진 전 노조 설득부터가 큰 장벽인 것이다.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인수 후 통합(PMI) 작업 시 사업 재편, 인력 구조조정 등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그간의 노조를 보면 인수자가 경영정상화를 위한 발걸음을 떼기조차도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무산된 한국조선해양과 인수합병 당시에도 노조와 지역 사회의 반대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이동걸 당시 산업은행 회장은 “유럽연합의 기업결합 심사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며 “노조와 지역사회의 책임 없는 권리 주장을 어디까지 수용할 것이냐는 난감한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노조와 지역의 반대에는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불안감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조선해양과 인수합병 추진 당시 중복되는 사업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인력 구조조정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런 문제를 떠안고서라도 인수를 추진할 만한 곳으로 한화그룹이 언급되고 있다. 향후 5년 간 방산 등을 미래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한화의 전략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의 잠수함 등 특수선 사업 시너지를 위해 인수 추진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관심을 보였던 업체 중 동국제강이 또 다른 원매자로 거론되지만, 조선업 침체 시 배 전용 철판 비중을 줄인 터라 시너지 측면에서 이번 인수전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는 과거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대우조선해양 특수선 인수 타진을 검토하면서 유일한 원매자로 거론된다. 다만 산은 입장에선 특수선을 분리 매각할 경우 나머지 상선을 처리하는 문제가 남기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한화는 과거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검토한 바 있고 잠수함과 방산의 시너지를 위해 특수선 인수를 진지하게 검토하는 모습”이라며 “그러나 적자 기업에 노조 리스크까지 있는 상황에 상선까지 떠안을 수 있을 지가 인수전 참여의 관건”이라고 밝혔다.

miii03@heraldcorp.com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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