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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먼지 쌓인 재고창고...‘암울한’ 韓성장률
생산감소 본격화…무역수지 초비상
2분기 제조업재고지수 증가율 18%
26년 만에 최고증가폭 솟구쳐
미·중 모두 내년 성장전망 하향조정
상의 “3분기부터 생산감소 이어질것”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

국내 기업들의 재고 창고에 먼지가 쌓이고 있다.

전 세계 경제가 침체국면에 접어들면서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이미 지난 2분기 우리 기업들의 재고는 2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올 하반기 세계 경제가 이른바 ‘퍼펙트스톰(침체·교역·오일·러시아·통화정책)’에 휩싸일 경우 생산 감소 흐름이 본격화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이 탓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이어 아시아개발은행(ADB)도 내년도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2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기업 활동으로 본 최근 경기 상황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제조업 재고지수 증가율이 26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산업활동동향의 제조업 재고지수 증가율은 작년 동기 대비 18.0%로, 분기별 수치로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2분기(22.0%) 이후 26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특히 대기업의 재고지수 증감률이 작년 2분기 -6.4%에서 올해 2분기 22.0%로 치솟았다.

원자재 가격 강세로 지난해에 비해 이번 7월까지 수출물가는 9.7% 오른 반면 수입물가는 그에 곱절인 19.9%나 상승하면서 무역적자도 심화하고 있다. 실제 지난 4월 이후 지속되고 있는 5개월째 지속된 무역적자는 이달 들어 20일까지 41억달러 적자를 기록하면서 25년 만에 6개월 연속 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문제는 올 하반기와 내년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7월 국제통화기금(IMF)는 올해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종전 전망치보다 각각 0.4%p, 0.7%p 낮은 3.2%, 2.9%로 잡았다.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비중이 각각 25.3%와 14.9%였던 중국과 미국은 내년 성장률이 0.5%p와 1.3%p 하향 조정됐다. 경기지표도 이를 반영한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8.3% 올라 시장 전망치(8.0%)를 웃돌았고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6.3% 상승해 전월(5.9%)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을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져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연준은 오는 20~21일(현지시간)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또 한번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선 0.75%p 인상안이 유력하다. 또 다시 한미 간 금리 역전 현상이 재연되는 셈이다. 이 경우 국내에서 자본이 유출돼 원·달러 환율 상승세를 부추길 수 있다. 무엇보다 무역수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 역전기간이 장기화되면 무역적자가 커지고 물가상승세가 악순환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한국경제의 2%대 성장률 전망도 부정적일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어 OECD와 ADB는 모두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을 하향조정했다. OECD가 지난 19일 내년 우리 성장률을 지난 6월 전망치 대비 0.3%p 낮은 2.2%로 제시한데 이어 ADB도 기존보다 0.3%p 낮은 2.3%로 내다봤다. 대한상의는 “3분기부턴 생산 감소 흐름이 본격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생산이 급감할 경우 경기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하반기 정책당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했다.

김용훈 기자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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