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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아이유 공연이 돋보였던 측면 3가지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아이유는 최고의 공연을 보여주었다. 공연이 끝나고 아이유는 귀에 문제가 있어 공연이 “조금 어려웠다. 이틀간 지옥처럼 보냈다”고 털어놨다. 알고보니 ‘이관 개방증’이라는 청력 질환을 앓고 있었다. 컨디션이 안좋은 상태에서 무려 3시간동안 최고의 공연을 보여준 것이다.

아이유는 지난 9월 17일과 18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The Golden Hour : 오렌지 태양 아래’를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게다가 9월 세째주 주말인데도 유난히 더웠다. 폭염으로 보는 것도 힘들었는데, 공연하는 사람은 얼마나 힘들었겠나. 아이유는 관객들을 걱정했지만 본인도 땀을 많이 흘렸다. 그래도 공연중에는 내색을 하지 않았다. 이틀간 무더위로 인한 탈수 증상으로 이관개방증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역시 아이유’라는 수식어를 다시 한번 완성했다. 데뷔 14년을 맞은 날 공연에서 아이유가 잘한 것은 몇가지를 들 수 있다.

우선 관객과의 소통을 잘했다. 20대 아티스트, 아이돌 그룹들의 공연 소통법은 조금 단순하다. 그런데 아이유는 한마디로 능수능란했다. “무리 하지 말라. 어제 온 분들을 이기려고 하지 마시라.” 이런 식의 대화는 노래 사이사이 계속 이어졌다. 관객들이 웃으니 “왜 웃는지 알려줘야죠. 예뻐서?”라고 말하는 등 관객들과 함께 했다.

5번째 노래인 ‘너의 의미’는 관객들과 반반씩 나눠불렀다. 여기서는 마지막 부분에 남자가 아이유와 손을 잡고 좋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관객석 팬이 들고 있는 플래카드 ‘걸음마다 함께할게 우리는 완벽한 14년지기 친구니까’를 한글자 한글자 또박또박 읽으며 화답하기도 했다. 노래 사이사이에 채워지는 따스한 이야기가 좋았다는 관람 후기들이 자주 눈에 띈다.

둘째, 제작비를 과감하게 투자해 눈과 귀를 즐겁해 해준 콘서트를 펼쳐주었다. 2021년 발표곡 ‘스트로베리문(strawberry moon)’에서 커다란 열기구를 타고 나타난 아이유는 팬들을 향해 가까이 다가가 눈을 마주치며 한바퀴 돌면서 인사할 수 있는 무대를 꾸몄다.

멀리 뚝섬에서도 보였다는, 밤하늘을 수놓은 드론쇼와 불꽃쇼는 무더위를 식혀주었다. 아이유의 형상과 팬클럽 ‘유애나’ 로고 등 다양한 모습을 드론쇼로 선보여 감동을 주었고, 밤하늘을 환상적인 빛으로 수놓아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오케스트라, 홀리뱅이 포함된 댄스팀, 밴드팀이 소리의 풍성함과 시각적 화려함을 가능하게 했다.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한 편의 뮤지컬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이 났고 음악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세째, 준비를 많이 한 흔적이 역력한 콘서트였다. 아이유는 3년만인 이번 공연을 위해 2개월간 전력투구하며 준비했다. 아이유 아버지도 울린 공연이다. 25살때 작사 작곡한 히트곡 ‘팔레트’, 18살에 부른 3단 고음이 있는 리얼대세 아이유의 상징노래인 ‘좋은날’과는 졸업한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이제는 서른 살이 됐기에, 결별의 아쉬움은 없을 거라고 했다.

하지만 팬들은 여전히 아쉬웠다. 고음 파트도 별로 없고 움직임도 없이 여전히 깊은 감성을 끌어내는 후기 아이유 대표곡 ‘밤편지’도 더운 밤을 적셔주었다. 아이유는 힘들게 준비하고 최선을 다해 공연을 소화하고도 “오늘 공연은 여러분이 다 해주셨다”라고 말했다.

아이유는 오프닝곡으로 ‘에잇’과 ‘셀러브리티(Celebrity)’ 등 비교적 최근곡들을 연달아 선보이며 공연의 포문을 시원하게 열었다. 후반부 발라드 파트에서 선보인 ‘무릎’과 ‘겨울잠’은 감정선이 이어지는 한 세트의 노래라고 했다. 관객들은 3단고음을 더 선호할지 모르지만 자신의 정체성에 더 가까운 곡은 ‘무릎’이라고 했다. 그리고는 “우쭐하지 않고 겸손한 마음으로 14년 더 가겠다”고 팬들과 약속했다.

앵콜곡으로 ‘러브 포엠(Love Poem)’의 가사가 전광판 화면에 뜨자, 관객들은 하나같이 떼창을 했다. 그리고 나타난 아이유는 관객들이 함께 부른 노래에 대한 즐거운 평가를 했다. 진성고음을 사용하는 파트에 가성고음을 사용하더라는 말도 하면서. 그리고는 ‘러브 포엠’을 정성을 다해 불렀다. ‘러브, 포엠’, ‘아이와 나의 바다’, ‘어푸’, ‘마음’ 등의 노래를 계속하며 ‘유애나’와의 헤어짐을 아쉬워했다. 아이유 몸 상태가 걱정될 정도였다.

아이유의 음악을 감상하는 한 가지 방법은 가사를 음미하는 것이다. 갈수록 가사가 예술이다. 아티스트로서의 아이유의 성장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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