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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MC 앞두고 금리 발작…“자산들 가격표 다시 붙여야”
美10년 국채금리 11년래 최고
저위험·고이자 채권 선호 뚜렷
WSJ “자산가격 계산법 달라져”
주식·가상자산 위험대비 수익↓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오는 21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글로벌 채권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채권 수익률 변화는 주식·가상자산 등 기존 자산의 가격산정에 근본적인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 증시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채권금리가 11년래 최고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면서 “이는 주식의 적정 가격에 대한 근본적인 계산법을 바꾸고, 현재 고군분투하고 있는 주식시장에 또 다른 위협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장기시장금리의 벤치마크(기준)로 여기지는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6bp(1bp=0.01%포인트) 이상 오른 3.518%까지 치솟았다가 3.496%로 마감했다.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3.5%선도 2011년 4월 이후 처음으로 넘어섰고, 2년물 미 국채 금리도 이날 장중 3.970%를 찍으면서 연고점 기록을 다시 썼다.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것은 9월 FOMC 정례회의에서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의 고착화를 막기 위해 한 번에 기준금리를 1%포인트 올리는 ‘울트라스텝’ 단행 가능성까지 나온다. 여기에 유례 없는 ‘강달러’로 인한 달러 부족으로 신흥국들이 달러 표시 채권을 매도하고 나선 것도 채권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채권금리 급등으로 주식의 상대적 매력도는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미국 투자전문기관 스트라테가스에 따르면 현재 미 국채 2년물보다 높은 배당수익률을 가진 S&P500 주식은 전체에서 16%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06년 이후 16년만에 가장 낮은 비율이다.

노던트러스트웰스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케이티 닉슨은 “그동안 많은 투자자들이 다른 자산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없었기 때문에 주식 시장에서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는 쪽을 선택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채권금리 급등으로) ‘굳이 그런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꼽히는 가상자산도 역시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비트코인의 경우 이날 장중 1만8276달러까지 하락하는 등 지난 6월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경기침체에 대한 시그널도 강해지고 있다. 통상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 현상은 경기침체의 전조로 여겨진다. 미국 국채의 경우 이날 2년물 국채 금리가 10년물보다 더 가파르게 오르면서 금리 차이가 46bp까지 벌어졌다. 이는 지난 2000년 이후 최대폭이다.

BMO캐피털마켓의 전략부문 대표인 이언 린젠은 “(9월 FOMC에서) 연준 점도표상 최종 금리가 4.25∼4.50%라고 가정하면 2년물 국채금리가 4% 이상으로 가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블룸버그는 “내년 봄까지 미국의 기준금리가 최고 4.48%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금리 상승 구간에서 매수 대기 자금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는데 현재 금리 상승 추세가 지속된다면 국내 증시에서 개인의 추가 매수 여력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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