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목표 조기 달성 가능성
채권평가손실 확대는 부담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금융지주들이 올 하반기에도 금리인상으로 인한 이자마진 증가를 톡톡히 누릴 전망이다. 역대 최대 실적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는 가운데 채권평가손실 확대, 추가 충당금 적립, 예대마진 공시 등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들은 올 하반기에도 역대급 순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금융지주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은행권이 금리인상으로 인한 순이자마진(NIM) 개선 등을 누릴 것으로 분석돼서다. 현 상황대로라면 주요 은행들은 한 달 가량 앞서 경영목표치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 순이익은 최근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지난 상반기에도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순이익은 9조원에 육박했다. 금리인상에 증시 부진으로 인한 저원가성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은행을 중심으로 이자 마진이 늘어난 영향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주요 은행들의 경우 3~5% 이상 전년 대비 순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최근 금융노조가 대규모 총파업을 결의한 것도 각 시중은행들이 올해에도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각 금융사들은 대규모 채권평가손실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6월 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상반기 말 공정가치 측정 유가증권 평가손실(2조2544억원) 중 대부분이 채권 평가손실이었다. KB금융 또한 신한금융과 비슷한 2조1388억원의 채권평가손실을 기록했다. 하나금융, 우리금융 역시 수천억원대의 평가손실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환율이 최근 지나치게 급등하고 있는 점, 예대금리차 공시 정례화 등으로 은행들이 무작정 이자마진을 올릴 수 없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매월 예대금리차 공시를 추진하면서 은행들이 이미 예금 금리를 올리고, 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환율 또한 환차손, 환이익 등이 여러 측면에서 상쇄되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실적을 무조건 낙관하기는 애매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충당금을 추가로 쌓으라는 것을 압박하고 있다는 점도 여전히 부담이다. 금융사들은 금리가 급격하게 오를 것을 대비해 각 사별로 2000억~4000억원대의 충당금을 상반기에 추가로 쌓아왔다. 하지만 당국은 대내외 환경을 고려해 지속적으로 손실흡수능력 강화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쌓으라는 의미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벌어져도 각 은행, 지주들의 자본비율 등이 규제비율을 상회해야한다는 뜻”이라며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은 하지만, 취약차주 지원이 지속적으로 필요한데다 대내외 상황이 심각한만큼 채권평가손실이 확대될 수 있어 3~4분기에 해당 변수들을 얼마나 방어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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