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추진 계획을 본격 선언했다. 세계에서 전력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ICT(정보통신기술) 제조기업으로서 기후위기 극복에 앞장서기 위해 초저전력 반도체·제품 개발 등 혁신 기술을 대거 도입한다. 경영의 패러다임도 ‘친환경 경영’으로 전면 대전환하고 7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탄소중립 달성을 실천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15일 ‘신(新)환경 경영전략’을 공식 발표하고, 탄소중립을 향한 도전에 나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공정가스 저감, 폐전자제품 수거 및 재활용, 수자원 보존, 오염물질 최소화 등 환경경영 과제에 2030년까지 총 7조 원 이상을 투자한다. 이는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에 필요한 비용을 제외한 수치다. ▶관련기사 3면

삼성전자는 2050년 직·간접 탄소 순배출을 제로화하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2030년 DX(디바이스경험) 부문부터 탄소중립을 우선 달성하고, DS(반도체) 부문을 포함한 전사는 2050년을 기본 목표로 최대한 조기 달성을 추진한다.

우선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탄소 직접 배출을 줄이기 위해 2030년까지 공정가스 처리효율을 대폭 개선할 신기술을 개발하고 처리시설을 라인에 확충할 계획이다.

또 LNG 보일러 사용을 줄이기 위해 폐열 활용을 확대하고 전기열원 도입 등도 검토한다. 전력 사용으로 발생하는 탄소 간접 배출을 줄이기 위해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에 가입했고, 2050년까지 사용 전력 재생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5년 내에 모든 해외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추진한다. 서남아와 베트남은 2022년, 중남미 2025년, 동남아·CIS·아프리카는 2027년까지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완료한다. DX 부문은 국내외 모두 2027년까지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추진한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혁신적인 초저전력 기술 개발에 나선다. 이를 통해 2025년 데이터센터와 모바일기기에서 사용되는 메모리의 전력 소비량을 대폭 절감할 계획이다.

제품 측면에서는 스마트폰·TV·냉장고·세탁기·에어컨·PC·모니터 등 7대 전자제품의 대표 모델에 저전력 기술을 적용해 2030년 전력소비량을 2019년 동일 성능 모델 대비 평균 30% 개선할 계획이다. 아울러 재활용 소재로 전자제품을 만들고 다 쓴 제품을 수거해 자원을 추출한 뒤 다시 이를 제품의 재료로 사용하는 ‘자원순환 체제’를 도입한다. 2030년까지 플라스틱 부품의 50%, 2050년까지 모든 플라스틱 부품에 재생 레진(수지) 적용을 추진한다. 폐배터리의 경우 2030년까지 삼성전자가 수거한 모든 폐배터리에서 광물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폐제품 수거 체계를 2030년 삼성전자가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모든 나라(180여개국)로 확대해 2050년 누적 2500만t의 폐전자제품을 수거할 계획이다.

국내 반도체사업장에서는 ‘물 취수량 증가 제로화’를 추진한다. 삼성전자는 용수 재이용을 최대한 늘려 이를 2021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2030년까지 글로벌 수자원 발굴 프로젝트와 수질 개선, 하천 복원사업 등을 통해 물을 쓴 만큼 100% 사회에 다시 돌려줄 예정이다.

이와 함께 반도체 산업 현장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저장하고 이를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탄소포집·활용 기술을 키워 탄소포집 기술을 2030년 이후 반도체 제조시설에 적용한 뒤 전사와 협력사까지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이 밖에 미세먼지 저감 기술 개발에도 적극 나서 2030년부터 지역사회에 이를 활용할 계획이다. 정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