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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장’ 고다르의 마지막, 안락사였다…“그는 지쳤을 뿐”
장 뤽 고다르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지난 13일(현지시간) 스위스 자택에서 영면한 ‘누벨바그의 거장’ 장 뤼크 고다르 감독이 안락사(조력자살)를 선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고다르는 자신이 안락사를 택한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기를 바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다르 측 법률 고문인 패트릭 지네레 변호사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고다르 감독은 다양한 질병에 시달렸고, 우리처럼 (활기차게) 살 수 없기 때문에 ‘이제 (내 삶은) 충분하다’고 말하기 위해 분명한 결단을 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익명의 측근을 인용해 “고다르는 (심각하게) 아프지는 않았다. 사는 것에) 지쳤을 뿐이고, 삶을 끝내기로 결정했다”며 “고다르에겐 (안락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이 중요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고다르는 2014년 칸 영화제에서 “내가 너무 아프다면 그 굴레에 갇히고 싶지 않다”며 안락사 의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현재로서는 (그렇다)”면서 “(선택이) 여전히 너무나 어렵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고다는 생의 마지막을 조력 자살이 합법인 스위스에서 맞이했다. 프랑스는 죽음이 임박한 환자에 대해 의료진이 연명 치료를 멈추고 숨을 거두기 전까지 수면유도제를 투여하는 제한된 안락사만 허용한다. 특정 요건을 충족하면 안락사를 허용하는 국가는 네덜란드, 벨기에, 스페인 등이 있다.

프랑스 태생 거장의 안락사가 알려진 뒤 프랑스 대통령실은 이날 이른바 '죽음을 선택할 권리'에 대한 국가 차원의 토론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을 홈페이지 성명으로 내놨다.

고다르 감독은 1930년 파리에서 프랑스 태생의 저명한 의사와 스위스 은행가의 딸인 어머니 사이에서 네 자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스위스에서 유년기를 보냈지만 후에 프랑스로 돌아왔다. 이후 ‘시네클럽’에서 프랑수아 트뤼포, 클로드 샤브롤, 앙드레 바쟁, 에릭 로메르 등 영화계 유명 인사들과 교류했다.1952년에는 누벨바그를 이끌었던 영화 평론지 ‘카이에 뒤 시네마’에 합류해 영화 평론가로 이름을 알렸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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