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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품업계, 고환율 타격…가공 식품 줄인상 ‘본격화’
두 달째 환율 1300원대…더는 못 버텨
밀가루 가격 인상 압박, 라면 줄인상 예고
“당장 환율이 가장 큰 문제”
지난달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국제 원자재 가격이 주춤했지만 환율이 고공행진하면서 식품업계가 가격 인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추석 이후에는 가공 식품 인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원/달러 환율은 13년 5개월만에 처음으로 1380원을 돌파하면서 두달 동안 1300원 대를 유지 중이다.

식품 기업들은 환율과 곡물 가격이 오를 때를 대비해 대금을 선지급하는 방식을 활용하며 부담을 나누고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고환율 기조가 유지된다면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게 식품업계의 전언이다. 통상 기업들은 원자재 3~5개월치를 비축해두며 원자재 가격 상승에 유동적으로 대응해왔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내 제분업계와 오뚜기, 팔도 등 라면 회사들의 시름도 커지고 있다.

대한제분과 CJ제일제당, SPC삼립은 밀가루 주원료가 되는 소맥을 미국과 호주에서 구매하는데 최근 국제 밀 가격과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며 구입비 부담이 크게 늘고 있다.

라면 회사들의 가격 인상은 이미 본격화된 모양세다. 지난달 농심이 시작한 라면 가격 인상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팔도는 내달 1일부터 라면 가격을 평균 9.8%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인상 대상 라면 브랜드는 총 12개다.

제품별로 보면, 공급가 기준으로 왕뚜껑이 11% 올라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크다. 이어 틈새라면빨계떡이 9.9%, 팔도비빔면이 9.8% 등으로 가격이 오른다. 다만 유통점에 따라 실제 판매가격은 다를 수 있다.

오뚜기 역시 농심이나 팔도처럼 라면 제품에 대한 제조 원가 압박이 심화되다 보니 가격 인상을 검토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제 가격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농심도 추석 연휴 이후인 오는 15일부터 라면과 스낵 주요 제품의 출고가를 각각 평균 11.3%, 5.7% 인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인상 대상 품목은 라면 26개, 스낵 23개 브랜드다.

주요 제품의 인상폭은 출고가격 기준으로 신라면 10.9%, 너구리 9.9%, 새우깡 6.7%, 꿀꽈배기 5.9%다.

사료용 곡물 수입 단가 상승은 돼지고기, 닭고기 등 육류 가격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다. 육류 가격 상승은 또 다시 햄·소시지 등 가공식품 가격에도 도미노처럼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환율이 가장 큰 문제다”라며 “이 외에도 운반비와 에너지, 인건비가 올랐기 때문에 4분기까지도 가격 인상 압박은 이어진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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