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SK E&S가 44% 담당
그룹 상반기 15조 이익
양사 33% 차지
배터리·리사이클·수소 등 친환경 전환 주도
김준(왼쪽)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부회장과 유정준 SK E&S 대표이사 부회장 |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SK의 ‘에너지 쌍두마차’로 불리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그룹의 상반기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는 석유·가스 상승세에 힘입어 SK하이닉스와 함께 올 수익 성장의 대부분을 담당했다. 또 양사는 각각 이차전지·플라스틱 재활용, 수소사업의 부문을 선도하며 그룹의 그린 비즈니스 진출에 앞장서고 있다.
6일 SK㈜·SK하이닉스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SK 그룹은 총 94조2500억원을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작년 상반기(63조4900억원)보다 48%(30조7700억원) 가량 증가한 규모다.
여기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곳은 SK이노베이션이다. SK이노베이션은 상반기 36조1700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체의 38%를 차지했다. 이는 SK하이닉스(25조9700억원·28%)보다 높은 비중이다. 같은 기간 SK E&S 매출은 5조7200억원으로 전체의 6%를 차지했다. SK이노베이션, SK E&S 양사가 그룹 매출의 44%를 담당했다. SK텔레콤은 8조5700억원으로 9%를 차지했다.
상반기 그룹의 전체 영업이익은 15조52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1%(8조1600억원) 증가했다. 이익 기여도는 예년과 같이 SK하이닉스가 가장 높았다. SK하이닉스는 7조500억원을 기록, 전체의 45%를 담당했지만 작년(55%)보다 비중은 축소됐다.
SK이노베이션은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인 3조9800억원의 이익을 달성, 그룹 이익의 26%를 차지했다. 작년(16%)보다 비중이 큰 폭 상승했다. 코로나19 완화와 지정학적 이슈 등으로 유가가 상승하고 정제마진이 개선됐으며 석유 수출까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상반기 석유 수출물량은 6500만배럴로 지난해 대비 41.4% 증가했다. 여기에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 부문까지 이르면 연내 흑자 전환이 예상되고 있어 향후 수익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단,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수익 개선 속도가 더딜 것으로 보인다. 장수명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애널리스트는 “(SK이노베이션) 화학부문의 부정적인 산업여건으로 이익기여도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7월 이후 유가, 정제마진 하락 등의 양상을 고려하면 올 3분기 영업실적은 상반기 대비 큰 폭으로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SK E&S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90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3100억원)보다 세 배 이상 성장했다. 이는 SK텔레콤 영업이익(8920억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이로써 SK E&S가 그룹 이익 내 차지하는 비중은 7%로 작년 같은 기간(4%)보다 증가했고, SK텔레콤(6%)을 추월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그룹 이익의 33%를 차지했다. SK E&S는 전력판매가격(SMP) 강세, 직도입 LNG(액화천연가스) 단가 경쟁력 제고,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해외 가스전의 채산성 개선 등에 힘입어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6200억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규제 환경 변화로 SK E&S 역시 하반기 성장세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장 애널리스트는 “최근 용량요금 산정기준 변경, 전력시장 긴급정산상한가격제 신설 등 LNG 발전사에 비우호적인 전력시장 제도 개편이 추진되고 있는 점은 부담 요인”이라며 “특히 지난 5월 발표된 전력시장 긴급정산상한가제가 하반기 시행될 경우 전력량요금 마진으로 시현해 온 이익이 약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그룹 포트폴리오의 친환경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비욘드 넷제로’ 전략으로 온실가스 넷제로(탄소순배출량 ‘0’) 달성에 더해 글로벌 탄소 감축에 대한 기여도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친환경 바이오 항공유, 배터리,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등 여러 친환경·저탄소 사업으로 2050년까지 약 1억t 이상의 탄소 감축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SK E&S는 ▷수소 ▷탄소포집·저장(CCS) 기반 저탄소 LNG ▷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등을 4대 핵심사업으로 선정했다. 특히 그룹내 수소사업의 핵심 멤버사로서 블루수소 사업 생태계 구축을 추진 중이다. 현재 인천에서 건설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수소 액화 플랜트를 통해 2023년말부터 연간 3만t 규모의 액화 수소를 생산, 전국에 공급할 계획이다. 또 보령LNG터미널 인근 지역에 건설하는 블루수소 플랜트는 2025년부터 매년 25만t의 수소를 생산하게 된다. 지난 7월에는 세계 최초로 청록수소 상업화에 성공한 미국의 모놀리스에 33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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