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도 심화, ‘천수답’ 한계
지속가능한 성장모델 필요
합작·협업으로 생태계 구축
사이펄리에서 제공하는 NFT 패키징 이미지[제일기획 제공] |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에 가상자산 시장도 급랭하면서 매매수수료에 의존하는 가상자산거래소들의 사업모델이 한계를 드러냈다. 증권과 은행 등 전통 금융회사들의 가상자산 거래시장 진출은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미래 먹거리로 NFT(대체 불가능토큰)와 메타버스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최대 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상반기 매출은 7850억원으로 전년보다 61.3% 줄었고 영업이익은 5661억원으로 69.7% 급감했다. 빗썸 역시 매출이 2050억원으로 작년보다 66.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230억원으로 77% 급감했다.
한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향후 NFT와 메타버스 외에 다른 돌파구가 떠오르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며 "거래소가 한발 앞서 가상자산 성장 가능성을 예측했듯이, 이에 대한 사업적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초부터 NFT를 눈여겨 봐 왔기 때문에 상반기 실적악화에 따라 갑자기 준비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메타버스의 경우 두나무가 만든 '세컨블록'에서 다양한 사업적 가능성을 실험하는 수준이다. 거래소들은 메타버스의 성공을 위해서도 효율적인 NFT 사업체제를 구축해 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나무는 최근 자회사 람다256에서 NFT 거래소 ‘사이펄리(CYPHRLY)’를 론칭해 베타서비스를 시작하고 제일기획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지난해 말 NFT 거래소인 '업비트NFT'를 출시한 데 이어,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플랫폼을 지향하는 사이펄리를 오픈해 그룹차원에서 거래소를 다각화하고 있다.
‘업비트 NFT’는 개장 후 꾸준히 NFT를 발행하고 있다. 매드몬스터의 ‘에픽 of 에픽을 위한 매드몬스터’가 1억원에 판매됐고, 스티키몬스터의 ‘no run’은 최초경매 이후 마켓플레이스에서 가격이 900% 이상 상승했다. 업비트 관계자는 "최초경매 이후 회원간 상호거래 과정에서 가격이 급등한 점을 의미있게 보고 있다"고 했다.
빗썸은 자회사 ‘빗썸메타’를 통해 NFT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빗썸메타는 조만간 NFT 거래소 ‘내모월드(Naemo world)’를 론칭할 예정이다. 빗썸메타는 지난 2월 빗썸이 NFT와 메타버스 등 신규사업 진출을 위해 단독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LG CNS, CJ올리브네트웍스, 드림어스컴퍼니 등 다양한 기업이 투자·협력하고 있다.
빗썸은 또 최근 ‘NFT 실전 투자 바이블’ 책을 출간하며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빗썸메타 담당자들과 사내 연구 모임인 씨랩(C-Lab) 구성원들이 집필에 참여한 해당 도서는 NFT 기본 개념부터 실전 NFT 구매를 위한 시장분석 기법까지 담았다.
코빗은 국내 콘텐츠를 활용한 NFT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과의 협업으로 ‘빈센조’, ‘마인’, ‘호텔델루나’ 등 인기 드라마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NFT를 선보인 바 있다. 코빗은 현재 NFT 마켓 2.0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이며, 올 하반기 오픈할 방침이다. 코빗 관계자는 “향후 개편될 NFT 마켓은 코빗에서 발행한 NFT를 유저의 블록체인 월렛으로 이관할 수 있고, 이 NFT를 오픈씨 등 해외 마켓플레이스에서 판매할 때에도 소유권 정보가 오픈씨에 호환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교적 규모가 작은 거래소들은 아직 시장이 형성단계인 NFT보다 기존 가상자산 거래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밝혀 온도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3위 거래소로 분류되는 코인원 관계자는 "연초 차명훈 대표가 명품·부동산 등 실물자산과 연계한 NFT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했으나, 현재는 규제와 시장동향을 주시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고팍스 관계자는 "원화마켓 거래량 회복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당분간은 NFT 거래소 오픈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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