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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强달러에 외화 곳간 한달 새 3조원 축났다…2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
강달러로 다른 외화 절하
환율 방어 충분할까 우려 시선
외환당국 “문제 없다” 강조
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0.66포인트(0.03%) 오른 2,410.07, 코스닥지수는 1.05포인트(0.13%) 내린 784.83로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은 2.4원 오른 1,365.0원에 개장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한 달 사이 3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 달러 가치가 올라간 영향이다. 한국은행과 금융 당국은 외환보유액이 줄어드는 상황이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단기외채가 늘고 있고, 강달러 현상이 상당기간 계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좀더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364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7월 말보다 21억8000만달러(약 2조9713억원) 줄어든 금액이며 2020년 11월(4363억7722만달러)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지난달 외화자산 운용수익,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증가 등에도 불구하고 미국 달러가 평가 절상되면서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미국 달러화 환산액이 줄어 전체 외환보유액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미 달러화지수(달러 인덱스)는 8월 말 기준 108.77로 7월 말 대비 2.3% 올랐다.

한은은 외환보유액을 집계하면서 유로·파운드·엔화 등 다른 외화 자산을 달러화로 환산하는데, 미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외환보유액 규모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미 달러 대비 주요 통화의 환율을 보면 파운드화는 4.2% 내렸고 엔화(-3.2%), 호주 달러화(-2.0%), 유로화(-1.7%) 역시 절하됐다.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이 한 달 전보다 30억9만9000달러 불어났고 특별인출권은 7000만달러 늘어지만 예치금과 IMF(국제통화기금)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 권리인 ‘IMF 포지션’이 직전달 대비 각 53억달러, 4000만달러씩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 간 감소세를 보이다 7월 소폭 반등했던 외환보유액은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일각에서는 외환보유액이 갈수록 줄어들면 향후 원화를 방어하기 위한 실탄이 부족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환율이 고공행진할수록 외환당국이 달러 매도 시장에 개입할 필요가 높아지고, 환율 방어에 사용해야하는 외화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전날 기록한 장중 연고점(1,352.3원)을 하루 만에 경신한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한은은 외환보유액이 줄더라도 과거 외환위기처럼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이 올라가고 있는 현상이 외환시장 유동성 문제 있고 신용도 문제가 있고 외환보유고가 부족하고 마치 1997년이나 2008년 우려와 중복돼서 나오고 있지만, 현재 상황은 우리나라 통화만 절하되는 게 아니라 달러 강세와 함께 다른 주요 국가의 환율과 다같이 움직이고 있다”면서 “과거와 달리 한국은 채무국이 아니라 순채권국이기 때문에 유동성이나 신용 위험보다는 환율 상승으로 인한 물가를 더 걱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7월 말 기준(4386억달러)으로 세계 9위 수준이다. 중국이 3조141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1조230억달러)과 스위스(9598억달러), 러시아(5769억달러), 인도(5743억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지난 4월 말 기준 사우디아라비아에 외환보유액 8위 자리를 내줬다.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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