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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광장] 치킨으로 시작한 반값 전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여파로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 최근 정부의 발표를 보면 물가가 지난해 7월 대비 6.3%가 상승했다. 특히 외식물가지수는 지난해 7월 대비 8.4%의 증가했으며 이는 약 30년 만에 높은 수치다. 거기에 배달비까지 더 들면서 그 체감은 더 심하다.

이런 시장 분위기 속에 대형 마트가 먼저 ‘반값 치킨’을 내놓았다. 현재 치킨 한 마리를 주문하면 2만원 정도로 높아진 가격에 치킨은 ‘국민 치킨’이라는 수식어를 반납해야 할 상태였다. 그러다 대형 마트에서 반값 치킨을 선보인 것이다.

사실 이 반값 치킨은 2010년에도 선보인 적이 있었다. 비록 1주일 만에 중단했지만 가격 측면으로는 획기적인 상품이었다. 12년이 지난 시점에 다시 반값 치킨이 돌아왔다. 높은 물가로 지갑이 얇아졌기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정말 뜨겁다.

치킨으로 시작한 반값 전쟁은 피자, 우유, 탕수육까지 이어지고 있고, 반값 택배, 넷플릭스 반값 요금제 등 정말 그 나비효과는 대단하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는 현재 우리의 지갑 사정을 생각할 때는 분명 긍정적이다. 그리고 반값 치킨 개발 담당자도 그 가격에 팔아도 남는다고 하니, 치킨을 먹고 싶은 소비자로서는 불만이 없다.

하지만 대형 마트에서의 반값 상품을 일반 매장에 적용하는 데에는 문제가 있다. 이는 일반 치킨집과 대형 마트에서 제공되는 치킨은 메뉴의 다양성과 구성품 그리고 서비스가 다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반 치킨집의 가격이 합리적이지 않고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반 매장들은 가격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 그리고 피자, 탕수육, 우유, 초밥 등 다른 품목으로의 확대로 가격에 대한 압박을 받는 업체들과 매장들도 늘어날 것이다. 또 반값 전쟁에 대형 마트 직원들은 가중된 업무 부담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그렇다고 일반 매장들은 대형 매장 탓만 하며 있을 수는 없다. 또 이런 반값 전쟁이 끝나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

최근 연구에서 제품 및 서비스의 구매 전 단계부터 소비 단계까지 소비자가 경험하는 브랜드에 대한 속성을 브랜드명, 가격, 물리적인 환경, 핵심 서비스와 직원 서비스 그리고 감정으로 나눠 그 브랜드를 평가하고 그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를 보면, 물리적인 환경과 핵심 서비스, 그리고 고객이 느끼는 감정이 중요하게 나타났다.

다시 말해 소비자가 제품을 선정하는 데에 가격도 중요하지만 가격 외에 제품을 구매하는 곳의 매장 환경과 핵심 서비스(메뉴 등)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일반 매장들은 현재의 서비스와 핵심 제품군에 대한 정비를 잘한다면 소비자는 돌아오게 된다.

반값 전쟁으로 소비자의 선택폭은 넓어지고 있고, 그로 인해 외식시장은 확대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당장은 매출이 줄어들고 가격 경쟁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해도 소비자의 선택은 가격만 고려되는 것이 아니기에 매장의 핵심 가치와 서비스를 점검하고 유지하는 일이 중요한 시점이다.

한상호 영산대 호텔관광학부 외식경영학과 교수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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