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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값 치킨의 그늘…“인력 충원” 노조 요구에 홈플러스 “당장 어렵다”
노조 “점심시간 반토막…5배 많은 치킨 만들어”
홈플러스 “하루 물량 제한하고 휴식 보장 중”…인력 충원엔 난색
31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홈플러스 당당치킨 조리인력 즉각 충원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 지부 제공]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대형마트의 ‘반값 치킨’ 최저가 경쟁을 불러온 홈플러스 ‘당당치킨’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조리 노동자들이 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당당치킨 매출이 늘면서 기존보다 5배 이상 많은 치킨을 튀겨야 하지만 인력은 그대로여서 갈수록 세지는 노동 강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홈플러스는 현장의 여건을 고려해 하루 생산량을 제한하고 있고, 당장의 인력 채용은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노사 갈등이 당분간 불가피해 보인다.

31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 지부는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당치킨 조리인력 충원을 요구했다. 홈플노조는 “당당치킨 출시 이후 점심시간은 반토막 나고 휴식시간도 없이 화장실도 못 가면서 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당당치킨 대란 이전까지 델리코너에서는 매장당 5~7명의 조리노동자가 평일 하루 평균 30~40마리의 치킨을 튀겼다. 그러나 이제는 하루 생산량이 150마리 수준으로 급증했다.

홈플러스 금천점 조리제안부서에서 일하는 신순자 조합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당치킨이 출시되자마자 말도 못할 정도로 많은 닭을 튀겼다. 그렇게 한달반을 일하다 보니 팔과 어깨를 쓸 수 없을 정도로 아파 현재는 병가에 들어간 상태”라며 “처음에는 1~2주 정도 하고 끝날 것이라 생각했는데 두 달이 넘어간다. 이렇게는 도저히 일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1시간이던 점심시간이 30분으로 반토막 났고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종일 뜨거운 튀김통 앞에서 일해야 한다”며 “조기출근과 연장근무가 일상이 되고 휴무일에도 불려 나오는 살인적인 노동이 두 달째 이어지고 있지만 개선될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대형마트 반값 메뉴 시작을 알린 홈플러스의 '당당치킨'. [헤럴드경제DB]

반면 사측은 당장의 인력 충원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현장 여건을 고려해 당당치킨 하루 생산량을 충분히 제한하고 있는 데다, 지금의 당당치킨 인기가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려워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점포 조리시설 및 기구 보유 수량에 한계가 있어 현장의 여건을 고려해 하루 생산 물량을 제한하고 있다”면서 “휴식시간도 충분히 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17일 각 점포에 정해진 휴게시간을 준수하고 업무량과 강도를 무리 없이 조절하도록 한 내부 지침을 공지했다고 말했다.

반값 치킨, 반값 피자, 반값 스시, 반값 탕수육 등 지금 대형마트의 최저가 메뉴 경쟁의 불을 지핀 데는 지난 6월 홈플러스가 6990원에 내놓은 당당치킨이 있었다. 당당치킨이 출시한 이후 50일간 46만마리나 팔리면서 큰 인기를 끌었고, 이에 이마트는 지난달 ‘5분 치킨’(9980원)을, 롯데마트는 ‘한통 치킨’(8800원)을 각각 내놨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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