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게이밍 모니터 크기·플랫폼, 곡률로 승부
TV대전, 기술로 수요둔화 극복할지 주목
삼성전자의 차세대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아크’. [삼성전자 제공] |
화면을 구부렸다 펼 수 있는 LG전자 ‘벤더블’ 게이밍 OLED TV ‘플렉스’. [LG전자 제공] |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IFA 2022(국제가전박람회)에서 숙명의 ‘TV·모니터 대전’을 펼칠 전망이다. 초대형 TV모델을 필두로 게이밍모니터까지 시각 경험을 사로잡는 치열한 ‘눈의 전쟁’이다. 최근 업황 둔화를 프리미엄 시장 전략으로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크기·플랫폼 vs. 곡률·벤더블…삼성·LG 승자는= 삼성전자는 차세대 게이밍 스크린 ‘오디세이 아크’를 최근 출시하고 IFA에서도 이를 전시한다. 55인치 대형 스크린에 1000R(반지름 1000㎜)의 곡률로 높낮이뿐 아니라 상하 각도 조절, 가로·세로 전환까지 가능해 우주선에 앉아있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 연동 서비스인 ‘삼성 게이밍 허브’가 내장돼 있으며 사용자는 별도 기기 연결이나 다운로드, 저장 공간의 할애 없이 클라우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LG전자도 신제품 ‘울트라기어 올레드 게이밍 모니터’를 이번 IFA에서 공개한다. 울트라기어 모니터 중에선 처음으로 커브드 OLED 패널을 채택했고 곡률은 800R이다. 곡률이 낮을수록 더 많이 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45인치 화면에 240헤르츠의 고주사율을 지원하며 화면을 위아래로 기울이거나 좌우 방향으로 최대 10도까지 회전할 수 있다.
화면을 굽혔다 펴는 ‘벤더블’도 대항마로 등판한다. 이번 IFA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LG전자의 42형 게이밍 올레드 TV ‘플렉스’는 최대 900R 범위 내에서 20단계로 화면이 휘어짐을 조절할 수 있다. 몰입감이 필요한 수준에 따라 곡률을 조정하는게 특징이다.
원할 때마다 화면을 구부렸다 펴는 벤더블(Bendable) 게이밍 올레드 TV 플렉스(FLEX) [LG전자 제공] |
LG전자는 부스에 체험 전시존 플렉스 아케이드를 조성하고 플렉스 20여대와 48형 올레드TV를 설치해 게임, 영화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OLED의 화질에 ‘폼팩터 혁신’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40인치대 중형급 프리미엄 시장 영향력을 공고히한다는 전략이다.
▶100인치 육박, 초프리미엄 ‘주포’로 맞붙는 업계= 삼성전자는 새롭게 출시한 ‘네오 QLED 98형’ 신제품을 IFA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98인치 크기의 초대형 TV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점유율 초격차를 이어나간다는 전략이다.
4K 해상도로 출시된 이번 제품은 기존 98형 대비 화질과 사운드를 개선했다. 두께도 35% 이상 줄였다. 출고가는 4500만원에 달해 초프리미엄 제품으로 시장을 겨냥했다. LG전자의 OLED TV보다 1인치가 더 크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80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 48.6%의 매출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 절반을 석권했다.
LG전자는 세계 최대 올레드 TV인 ‘97형 올레드 에보 갤러리 에디션’을 공개한다. 97인치는 원장(마더글라스)에서 찍을 수 있는 가장 큰 크기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중에선 세계 최대다. 초대형 OLED TV 기술의 ‘끝판왕’을 보여줬단 평가다.
올 4분기 중 출시 예정이며 프리미엄 브랜드 에보의 최상위 라인인 갤러리 에디션으로 출시해 가격대 역시 수천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출시로 LG전자는 40인치부터 90인치대까지 풀라인업을 구축했다. 80인치 이상 OLED TV를 생산하는 기업은 몇 되지 않는데다 이미 OLED 시장에선 LG가 압도적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상반기 출하량 기준 LG전자의 OLED 시장 점유율은 62%에 달했다.
삼성전자의 98인치 초대형 ‘네오(Neo) QLED 98형(QNB100)’ TV 신제품. [삼성전자 제공] |
LG전자의 초대형 OLED TV인 ‘97형 올레드 에보 갤러리 에디션’. [LG전자 제공] |
‘세계 최대’, ‘사상 최초’, ‘‘초대형’ 등의 타이틀은 각 사의 기술력을 뽐낼 수 있는 마케팅 요소다. IFA와 같은 글로벌 전시회에서 혁신 기술을 선보임으로써 더욱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 실제 판매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대형은 물론 중소형에 이르기까지 전 라인업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다.
▶베를린서 벌어지는 ‘3차 TV대전’, 기술로 업황 극복할까= 최근 업황 둔화는 새로운 TV대전을 예고하고 있다.
2010년 중반부터 본격 시작된 삼성과 LG의 디스플레이 기술 경쟁은 2017년 CES에서 포문이 열렸다. 당시 삼성이 QLED TV를 출시하면서 OLED와 비교했고 LG도 “QLED는 LCD”라며 반격했다.
2019년 IFA에선 양사가 화질 선명도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LG는 삼성 제품을 직접 상대비교하고 급기야 서울에서 이어진 기술설명회에서 제품을 분해하기도 했다.
최근 시장은 거시경제 환경 악화로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상반기 글로벌 TV 출하량은 9260만45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줄었다. 판매액은 475억달러(약 64조원)로 12.5% 줄었다. 특히 2분기 TV 출하량은 2007년 2분기 이래 가장 적어 금융위기 때보다 떨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디스플레이는 물론 세트 기술력도 중요하고 초대형 TV는 기술격차를 보여주는 측면이 있다”며 “시장이 좋지 않아도 프리미엄 제품은 방어가 되는 편인데 이 분야에서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IFA 2022 로고. [IFA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