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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규의 작살]멘탈강한 수원군공항, 김진표-김동연-이재준-정명근 “목숨 걸어야한다”
공약 내건 김동연, 실패하면 정치생명 ‘끝’
정명근 화성시장, 받아들이면 정치생명 OUT
네고시에이터까지 등장
김진표-김동연-이재준-정명근 모두 민주당 소속이지만 합의 어려워
왼쪽부터 김진표, 김동연, 이재준, 정명근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수원군공항 이전과 관련, 수원시와 화성시가 ‘38선’을 걸고 대치중인지 5년째다. 결론적으로 수원은 이전을, 화성시는 반대다. 김동연 경기지사가 수원군공항 이전 공론화를 추진했다. 경기도청앞에는 “화성시민은 군공항·민간공항’도 절대 원하지않는다”라는 1인 시위가 이어지고있다. 역대 수원시장·화성시장 모두 의견 통합에 실패했다.결코 만만한 의제가 아니다. 김동연은 이 예민한 문제를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실패하면 정치생명은 끝이다. 그만큼 수원군공항이전 해법은 ‘투명 암초’가 너무 많다.

수원군공항 이전은 뒷편에 정치적인 요소가 분명히 존재한다. 화성 일부 시민은 “경기도가 김동연 경기지사의 수원군공항 이전 공약 이행을 위해 공론화에 나선것 아니냐. 지역갈등을 부추기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일갈했다.

화성 시민들은 김동연의 수원 군공항 이전 공론화실시 의결에 반발하고 나섰다.

수원군공항은 1954년 수원시 서부권과 화성시 경계사이에 들어섰다. 주민들은 소음피해 등을 주장하면서 이전요구가 거세졌다. 국방부는 2017년 2월 화성 화옹지구를 수원 군공항 예비이전 후보지로 결정했다. 하지만 화성시 반대로 진행은 스톱됐다. 이홍근(더민주·화성1) 도의원은 “시작이 잘못됐다. 이전계획을 건의할때 화성만 빼고 수원만 진행됐다. 화성시 입장에선 군공항을 화성에서 화성으로 옮기는 자체가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박명원(국힘·화성2) 도의원은 “평택은 유치추진위원회가 구성되는 등 공항유치를 환영한다. 군사문화도시 조건에 부합하고 통합국제공항이 있다면 균형발전차원에서 더 나을 것”이라고 했다.

5년째 난상토론이던 이 문제에 김동연 경기지사가 개입했다. 종지부를 찍겠다고 공약했다.그는 공론화 준비에 돌입했다. 김진표 국회의장( 17-21대 5선 국회의원)도 김동연의 손을 들어줬다. 문제는 김 의장이 수원지역 국회의원 출신이라는 점에서 화성 시민들을 자극했다.

김진표는 “경기남부국제공항이 건설되면 화성시 남서 지역에 고속도로·철도·공항 배후도시 등 인프라가 확충되고, 군공항이 있던 종전부지에는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건설해 1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수원시가 30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연 ‘9월 중 확대간부회의’ 중 소통경연 강사로 나선 김진표 국회의장은 “경기 남부권은 인구가 760만 명에 이르는 거대한 생활경제권이지만 인근에 국제공항이 없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또 경기 남부권에 삼성·LG·SK하이닉스 등 고부가가치 기업이 밀집해 있는데, 수출 물자를 원활하게 운송하기 위해 국제공항은 꼭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건립 예정인 화성 국제테마파크와 궁평항, 민속촌, 에버랜드, 수원화성, 남한산성과 연계한 관광객 유치 등으로 경기남부국제공항을 ‘흑자 공항’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종전부지에는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조성해 선도국가로 나아갈 기반이 되는 전략 첨단산업을 육성하자고 제안했다.

김 의장은 “종전부지 인근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연구개발 단지 등 세계적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형성돼 있고, 향남제약산업단지·에스디바이오센서 등 제약·바이오기업, 연구소가 밀집돼 있다”며 “한국형 실리콘밸리 건설이 한국이 반도체·바이오산업 선도국가로 재도약하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종전부지 외에도 인근 국·공유지를 활용해 글로벌 첨단기업을 유치할 수 있다”며 “ICT(정보통신기술)·바이오·우주개발 등 분야에서 첨단기술을 확보한 세계적인 기업을 유치하면 10년 내 1000여 개 기업에서 10만 개 이상의 질 높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의장은 “인천 경제자유구역 조성 당시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과 유사한 형태의 법률안을 제정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형 실리콘밸리 건설을 주관할 ‘첨단연구산업단지건설청장’을 장관급으로 임명해 추진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원시와 화성시 사이에 있는 종전부지 일원이 첨단연구산업단지가 되면 수원시와 화성시 모두 ‘윈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이할 만한 연설은 아니었다. 5년동안 염태영 경제부지사(당시 수원시장)도 했던 말이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김진표 의장의 아이디어가 실현되면 수원시와 화성시가 상생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원시와 화성시가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말도 전에 염태영 수원시장이 했던 말이다.

화성시는 이들의 공세에도 꿈쩍하지않는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군공항 이전은 맞지만 화성이전은 반대한다”고 결사항전을 외쳤다. 그는 “그동안 군공항 이전 문제는 화성시민이 주체이면서도 끌려갔다. 이전에 따른 평가는 화성시민이 해야한다”고 화성시 중심론을 폈다. 수원군공항 이전 해법을 위해 김동연 지사는 ‘갈등관리전문가’를 선정했다. 마치 영화처럼 은행에 강도가 들거나 테러범하고 네고시에이터( negotiator)가 움직이고있는 중이다. 수원군공항 이전은 몇명의 갈등전문해결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는 지적이 높다. 윈윈도 힘들다.

김동연, 김진표, 정명근(화성시장), 이재준(수원시장) 모두 민주당이다. 같은 민주당 소속이라도 여론을 잘 못 이해하면 정치인 생명이 무덤으로 끝날 수도 있기 때문에 첨예한 이슈다. 무게가 있는 김진표 의원처럼 5선 정치인이 나서면 나설수록, 군공항 이전문제는 더 튕겨 나갈 수 있다. 수원군공항 이전은 반드시 이뤄져야할 사안은 맞지만 힘으로 누른다고 해결되지않는다. 그들만의 리그에 조정자는 필요하지만 어쩌면 이들 중 한쪽이 ‘목숨’을 걸어야 끝날지도 모른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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