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팅턴병 이미지.[123RF]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아직까지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유전성 뇌질환 헌팅턴병은 40세 전후에 발병한 후, 조절되지 않는 경련성 신체 움직임과 함께 성격변화, 치매 증상을 일으키며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하는 무서운 병이다. 특히 헌팅턴병 진행과정 중 뇌기능 장애 기전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성지혜‧류훈 박사 연구팀은 헌팅턴병 환자 뇌 조직에서 신경돌기 운동성 및 정상적인 시냅스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FAK(Focal adhesion kinase) 단백질 활성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정상적인 뇌에서 활성화된 FAK 단백질은 신경돌기 운동성 및 정상적인 시냅스 형성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뇌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헌팅턴 세포 및 동물모델, 그리고 실제 헌팅턴 환자 뇌 조직까지 다양한 시스템에서 FAK 단백질 활성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이러한 결과를 형광공명에너지전달현상 기반 형광분자센서를 통해 살아있는 세포에서 FAK 활성을 정확히 측정하여 검증했다.
돌연변이 헌팅틴의 인지질 분포변화를 통한 FAK 활성저해 기전.[KIST 제공] |
FAK 단백질이 정상적으로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세포막에 존재하는 인지질 중 PIP2가 필수적이다. 연구진은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을 이용, 헌팅턴병 세포에서 PIP2가 돌연변이 헌팅틴 단백질과 비정상적으로 강하게 결합하면서 세포막내 정상적으로 분포하지 못하는 것을 발견했다. 헌팅턴병에서 이러한 비정상적 PIP2 분포는 FAK 단백질이 활성화 되는 것을 저해하고, 감소된 FAK 단백질 활성은 결국 정상적인 시냅스 기능을 방해하여 헌팅턴병 초기의 뇌기능장애의 원인이 된다.
성지혜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낸 헌팅턴병 환자의 시냅스 기능장애 병리기전은 헌팅턴병 진행과정에서 뇌기능 장애 회복을 위한 치료 타겟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신경병리학회보(Acta Neuropathologica)’ 최신호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