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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판단은…“내년까지 물가 오르고 경기도 어렵다”
내년 경제성장률 2.7→2.1%로 낮춰잡아
올 하반기 0% 혹은 마이너스 성장 예고
물가 상승률은 2.9→3.7%로 올려
미국 긴축·中리스크 등 불확실성 커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25일 사상 첫 기준금리 네 차례 연속 인상을 결정한 배경에는 물가 상승 압박이 가장 크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5.2%로 높이고, 경제성장률 전망을 2.6%로 하향했다. 고물가와 경기 둔화 우려 가운데 물가가 더 급하다고 본 것이다. 실제 통화정책의 목표는 ‘물가 안정’이고, 물가 전망을 지난 5월보다 0.7%포인트 상향한 것과 달리 경제성장률은 같은 기간 0.1%포인트 하향에 그쳤다. 올해 물가상승률이 한은 전망대로 5%를 넘어서게 되면 외환위기였던 1998년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다.

문제는 내년이다. 한은은 2023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1%로 제시했다. 잠재성장률 2.0%에 턱걸이하는 수준이다. 물가 전망도 동시에 2.9%에서 3.7%로 0.8%포인트 상향했다. 한은의 물가 안정목표 2.0%와 비교하면 내년에도 물가 불안 및 경기 둔화가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이에 사실상 한국 경제의 체력이 약화됐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여기에 주요국 경기 둔화와 이로 인한 외환시장 불확실성, 사상 최대로 불어난 무역수지 적자 등을 고려하면 경기 하방 압력은 더 커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년까지 경기 어렵다…하반기엔 ‘성장’ 없어=하반기는 사실상 0% 혹은 마이너스 성장이 예고됐다. 한은이 내다본 연간 2.6%의 경제성장률은 올 상반기 우리나라 성장률 2.9%를 고려할 때 역성장을 의미한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과 한덕수 국무총리 등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3%를 제시한 바 있다.

물가상승률은 이미 7월까지 누적으로 4.9%를 돌파했다. 전례 없는 폭우 피해가 추석 수요 증가세와 맞물려 물가가 더 밀려올라가면 당분간 6%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어지며 압박은 더 커질 전망이다.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고물가에 마이너스 성장까지 이뤄진다면 내년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한은은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을 3.7%로 상향하고, 경제성장률을 2.1%로 내려잡았다. 물가가 오르면 소비가 줄어 경기에 악영향을 준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 자체를 거시적 의미에서 보면 경제가 나쁘다고 볼 순 없다”면서도 “다만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소비자들이 위축돼 국내 소비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환율에 물가도 상승 압박…美 긴축·中리스크 등 대외불확실성도 커져=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특성상 국내 뿐 아니라 주요국 상황도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올 들어 이달까지 254억7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로 불어난 누적 무역적자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둔화 가능성을 키울 뿐 아니라 외환시장 불안도 야기하는 요소다. 미국의 강도 높은 긴축과 이로 인한 강 달러도 원화가치를 떨어뜨려 수입물가 상승 및 수출기업의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국지적 봉쇄와 부동산 위험에 따른 중국 경기 부진도 대중(對中) 수출을 위축시킬 리스크로 지목된다. 실제 올해 대미, 대EU 수출은 14.1%, 3.7% 늘어난 데 비해 대중국 수출은 13.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물가가 7~8월 정점을 찍는다고 보고 있으나 연말까지는 지금과 같은 완만한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대외 여건에 따라 수출 상황이 좋지 않고, 투자도 많이 줄고 있어 성장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제 정세를 고려할 때 경기가 뾰족하게 개선되기 어려운 상태다”면서 “무역수지 적자 등을 반전시키기 위해선 수출 다변화에 나서야 하는데 이른 시일 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기 반등은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성연진·박자연·김광우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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