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근로자 ‘부제소 동의서’ 제출…소송 리스크↓
오는 11월 공식 출범…고용안정·경쟁력 강화 집중
현대모비스가 지난 1월 열린 ‘CES2022’에서 미래 신기술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현대모비스가 신설 계열사 2곳에 입사하는 직원들에게 현대차그룹 계열사에 준하는 임금과 복지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모듈과 핵심 부품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2곳의 통합계열사 신설 계획을 밝히면서 노조에 대폭적인 처우 개선안을 제시했다.
신설되는 통합계열사는 공정거래법상 현대차그룹 계열사 지위를 갖는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는 직원들에게 이에 걸맞은 처우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통합계열사로 편입되는 직원(현 생산전문사 정규직 직원)들은 현대차·기아 차량 구입비를 지원받는다. 입사 첫해 그룹사 할인과 회사 지원을 합쳐 9%가량의 차량 구입비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근속 연수가 쌓일수록 차량 할인율은 올라간다.
현대모비스는 대학교 학자금과 본인 및 가족 의료비 지원도 약속했다. 통합계열사로 입사하는 직원은 자녀 수와 관계없이 대학교 등록금을 전액 지원받는다. 특목고 등 무상교육 비대상 고등학교의 경우에도 50%를 지원한다.
본인을 포함한 가족 진료비 혜택도 제공한다. 본인 진료비의 경우 100%, 자녀·배우자·부모 등 가족 진료비도 지원 대상이다. 이 밖에 각종 경조사 지원과 주거 지원금, 복지 포인트 등도 주어진다. 이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비슷한 수준의 복지 혜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처우 개선안은 최근 계열사 신설 발표를 두고 일각에서 제기된 ‘불법파견 회피’, ‘자회사 꼼수’ 등의 부정적 인식을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통합계열사 신설안을 두고 현대모비스와 생산전문사 노사 등은 2년여간 지속적인 논의를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모비스 용인연구소. [현대모비스 제공] |
이번 통합 계열사 출범 논의는 ‘미래차 위원회’에서 시작됐다. 미래차 위원회는 지난 2020년 구성된 조직으로 현대모비스를 비롯해 생산전문사, 생산전문사 노조가 참여한다. 그동안 위원회에서 노조는 통합 운영을 바탕으로 ‘제조 경쟁력 강화’와 ‘고용 안정’ 등을 회사에 요구해 왔다. 긴 논의를 거쳐 3자는 고용 안정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통합 계열사 신설에 합의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신설 계열사 설립까지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도 남았다. 이번 통합계열사에 입사하기 위해서 기존 생산전문사 직원들은 향후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 동의서’를 작성해야 한다.
현대모비스는 향후 발생할 각종 소송 리스크를 덜어내기 위해 부제소 동의서를 받는 절차가 꼭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기존에 소송을 제기했던 노조원들은 회사의 제시안 등을 보면서 부제소 동의서 제출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현대모비스 일부 직원들이 계열사로 소속 변경될 예정인데, 이에 따른 진통도 예상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통합계열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법적 리스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며 “법적 안정성을 우선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합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임시 이사회를 통해 신규 법인 설립 안건을 최종 승인해 오는 11월 계열사 2곳을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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