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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저신용자 지원했더니 이자장사 1위라니…억울한 토스뱅크·전북은행
베일 벗은 예대금리차 공시
은행별 줄세우기 시작
시중은행 1%대 안팎 기록
전북은행 6.33%p, 토스뱅크 5.6%p
중저신용자 지원 탓
“설명 있다지만 통계 왜곡 우려”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은행들의 ‘이자장사 현황’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예대금리차 공시가 처음으로 시행됐다. 은행들의 금리 경쟁을 유도해 서민들의 금리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지만, 정작 당국의 정책 지원에 부응한 곳들이 엉겁결에 예대금리차 최상위를 기록하면서 통계 왜곡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실제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려 평균 대출금리가 오르게 된 토스뱅크와 전북은행은 이자장사를 했다는 눈총을 받게 된 형국이다.

은행연합회는 22일 홈페이지 소비자포털에 7월 기준 은행권의 예대금리차 현황을 비교 공시했다. 금리 관련 정보를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제공해 금리상승기 소비자 부담을 완화한다는 취지에서 시행됐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1.37%포인트, 인터넷전문은행은 3.46%포인트 등으로 나타났다.

이번 공시로 가장 억울한 곳은 전북은행과 토스뱅크다. 공시된 내용에 따르면 전북은행의 가계예대금리차는 6.33%포인트, 토스뱅크 또한 5.6%포인트에 이른다. 얼핏 보면 예대마진을 많이 남긴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게 이들의 입장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토스뱅크 대출 고객 중 중저신용자 비율은 약 38%(7월 말 기준)로 모든 은행 중 가장 높고, 6월 말 공시 기준 타 인터넷전문은행과 비교해도 1.5배 이상 높다”며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개인사업자 전용 비대면 대출을 출시해 코로나 어려움을 겪는 총 2만5000여명의 개인사업자가 1금융권 혜택을 봤는데 이 부분이 공시에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저금리에서 인기를 끌었던 ‘2% 파킹 통장’은 수시입출금으로 분류돼 예금 상품에서도 배제됐다는 후문이다.

전북은행 또한 “2금융권으로 흘러갈 중저신용자들을 폭넓게 지원하다보니 평균 대출금리가 높아 보이는 착시현상이 빚어진 것”이라며 “시중은행이나 타 지방은행에 갔을 때 대출취급이 어려운 차주들을 지원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연합회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거나, 신용대출 및 정책성 상품 취급 비중이 높을 경우 예대금리차가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내용 자체도 짧을뿐더러 이런 점이 실제 고객들에게 제대로 전달될지는 미지수다. 이날 공시 이후 나온 보도 상당수도 특정은행을 두고 최소 혹은 최대라고 설명하는 데 초점이 가 있는 실정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은행연합회 공시에서 주요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낮은 예대금리차를 기록했다며 발 빠르게 홍보에 나선 상태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객들이 회사별로 일일이 수치에 대한 배경을 확인할 확률이 몇이나 되느냐”며 “고객들에게 정보를 폭넓게 공개하는 건 좋지만,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은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공시에서 대출금리 기준이 신용평가사(CB) 신용점수로 바뀌었지만, 정작 대출 시에는 은행 자체 신용등급에 따라 거래조건이 결정되므로, 금리·한도 등은 결국 은행에 문의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다만 이런 단점에도 예대금리차 공시를 통해 고객들의 알권리를 충족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은행연합회 측은 “내년 상반기 중 이번 공시체계 개선이 은행권 여·수신 금리 및 소비자 부담에 미치는 영향 등을 모니터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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