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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역·재정수지 나란히 마이너스…對中수출 ‘흔들’ [고조되는 쌍둥이 적자 우려]
5개월 연속 무역적자에 경상수지 흑자 급감
최대 교역국 대중무역 4개월 연속적자
중국의 반도체 등 국산화 추진 ‘악영향’
수출보다 수입액 증가는 원자재가격 때문
22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터미널에 수출 대기 중인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국가재정이 만년 적자 상태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올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250억달러를 넘으면서 ‘쌍둥이 적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천=임세준 기자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가 5개월째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무역적자가 지속된 탓에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감소하면서 ‘쌍둥이 적자’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가 무역에서 5개월 연속 적자를 내는 것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액이 수출액을 넘어선 탓이다. 우리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무역에서는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34억24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증가했다. 수출이 늘긴 했지만 수입은 이보다 훨씬 크게 증가했다. 수입액은 1년 전보다 22.1% 많은 436억41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102억1700만달러 적자다. 지난해 같은 기간(35억7900만달러 적자)은 물론 이달 1~10일 적자 규모(76억7700만달러)보다 커졌다. 올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254억7000만달러다. 무역적자 규모는 100억달러를 넘어서 14년여 만에 5개월 연속 무역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크게 증가한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급등한 국제 원자재 가격 때문이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공급이 불안해지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과 중간재 가격은 천정부지 치솟았다. 실제 올 들어 7월까지 누적 수입액은 4261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5% 급증했다. 당장 8월 두바이유는 배럴당 101.54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6.1% 높은 수준이다.

특히 심각한 것은 대중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중간재 수입액 비중은 50.9%로, 수입 중간재의 대중 의존도는 28.4%에 달한다. 이 탓에 우리는 중간재 가격 변화에 취약하다.

중국 경기침체로 대중 수출이 급감한 가운데 수입은 중간재를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다. 게다가 중국의 내수 강화 정책으로 반도체 등에 대한 국산화를 추진하는 것도 한국 수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실제 중국 반도체 제조용 장비 국산화율은 지난해 말 21%에서 올해 상반기 32%로 상승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우리가 중국에 중간재를 보내 미국에 수출하는 구조가 작동이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남은 기간 무역수지 적자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동절기를 앞두고 원유 등 에너지 비축 수요가 증가한 반면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은 작기 때문이다. 이 탓에 경상수지와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재정수지’가 나란히 마이너스를 나타내는 ‘쌍둥이 적자’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집계 방식과 범위의 차이로 무역적자임에도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무역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은 경상수지 흑자와 상관없이 대외경제 환경이 그만큼 나쁘다는 의미”라고 했다. 김용훈 기자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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