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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합업종 도마에...中企는 불안하다
KDI ‘점진적 폐지’ 보고서 논란
“대기업 사업확장 막을 수단 없어
규제해소 시각서 접근해선 안돼”

‘중소기업 적합업종’이 도마에 오르면서 중소기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당장 제도의 존폐 뿐 아니라 현 정부의 정책기조가 대기업으로 기울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시발점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발표한 연구보고서. KDI는 ‘적합업종제도의 경제적 효과와 정책방향’이란 보고서를 통해 적합업종 제도의 점진적 폐지를 주장했다.

보고서의 요지는 특정업종의 보호를 통해 해당 품목을 생산하는 업체들의 사업은 일시적으로 보호할 수 있지만, 산업 전반의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대기업의 무분별한 중소기업 영역 진출이 사회·경제적 문제가 되면서 제도가 도입됐는데 그 배경은 외면했다는 게 중소기업계의 주장이다.

중소기업계는 보고서 발표주체가 KDI인 점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KDI는 정부 싱크탱크로, 경제사회 전반의 정책 수립과 제도 개혁 관련 연구보고서를 낸다. 때문에 KDI의 보고서는 정책기조와 따로 떼놓고 보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중소기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보고서가 적합업종을 일반적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지원의 일부로 보는 듯한 시각. 또한 이 제도가 마치 대기업의 신규사업 진출을 발목잡는 ‘규제’처럼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적합업종의 폐지를 현 정부가 강조하는 규제해소 차원에서 접근한다는 것.

한발 더 나아가 이같은 연구가 윤석열 정부의 기업정책 방향이 대기업 쪽으로 쏠리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한다. 실제 보고서는 “적합업종제도가 보호기간에 중소기업의 생산활동에 일부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대기업 생산활동을 위축시켜 오히려 산업 전반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제도를 운영 중인 동반성장위원회는 “적합업종은 대·중소기업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성숙기 및 쇠퇴기 업종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중소상공인을 보호하는 최후의 사회적 보호망”이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중소기업단체 한 관계자는 “적합업종제도가 사라질 경우 대기업의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막아낼 수단이 사라질 것”이라며 “이 제도를 규제적 시각에서 접근하는 방식은 위험하다. 규제를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제도 폐지를 언급하는 부분은 오해를 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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