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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00억 피해에도 보험사 손해율은 0.3% 증가....당국 “차보험료 인하 여력 있어”
당국, 폭우 피해에도 자동차 보험료 인하 카드 유효
각 보험사 435억 수준 재보험 들어 나머지 피해액은 보상
손보사 상반기 역대급 실적도 당국 판단에 영향
8-9일 내린 폭우로 침수 등의 피해를 입은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지월리 마을. 9일 오전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폭우에 따른 차량 침수피해로 보험사의 자동차 손해율이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연내 자동차 보험료 인하 카드를 거둬들이지 않고 있다. 보험사들이 역대급 상반기 실적을 기록해 추가 인하 여력이 있는데다 폭우 피해 등에 대비 재보험을 들어 이번 침수 피해가 실제 개별 보험사의 손해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차량 침수피해의 연간 손해율을 추산하면 0.3%포인트가 되지 않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폭우에도 보험료 인하 카드가 유효한가’라는 질문에 “여전히 검토중”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각에서 이번 폭우에 따른 자동차보험 인상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 “폭우에 따른 손해율 영향은 1%가 채 되지 않는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금융당국은 자동차 보험료 인하를 물가 상승 속도를 늦추는 한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 보험료는 물가지수에 반영된다.

손해보험협회는 지난 14일 이번 폭우로 1422억1000만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지만 피해액이 고스란히 보험사들의 손실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코리안리 등 재보험사에 자연재해 담보 초과손해액재보험(Excess of Loss·XOL)에 가입해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각 홍수 등의 위험이 발생하면 당초 계약시 약정한 금액만큼만 부담하고 초과금액은 재보험사가 보상해준다. 재보험사는 국내 뿐만 아니라 국외 재보험사에 재재보험계약을 통해 위험을 분산하며, 개별 재보험사가 떠안는 피해액 역시 크지 않다.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4대 보험사 중 1개사는 145억원, 나머지 3개 회사는 60억원~80억원을 한도로 재보험에 가입한다. 최대 370억원 정도의 피해만 4대보험사가 부담하는 셈인데, 12개 사 전체로 추산하면 1422억중 435억원 정도만 개별 보험사의 손실에 반영된다는 뜻이다. 각사는 월별 손해율 뿐만 아니라 연간 손해율도 XOL까지만 반영해 계산한다. 보험사들은 침수 피해 등 리스크가 실제로 발생하면 보험료를 다시 납부하는데 피해액에 비하면 금액은 크지 않다.

실제 피해액 435억원으로 추산하면 늘어나는 연간 손해율은 0.26%포인트 수준이다. 손해율은 피해액을 2021년 기준 원수보험료 20조2774억원에서 사업비 20%를 제외한 금액을 나눠 계산했다. 다만 8월 손해율은 3%포인트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자동차보험료 인하 여부는 일정기간의 손해율 추이를 근거로 결정된다.

금융당국이 자동차보험료 인하 여력이 있다고 보는 데는 손보사들의 상반기 실적 개선도 한 몫하고 있다. 올 상반기 삼성화재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9% 늘었으며, 현대해상은 41.1%가, DB손보는 32%가 증가했다. KB손보는 3배 넘게 늘어났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지난 4월에 이어 하반기에 또 다시 보험료를 인하할 수는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거리두기 완화에 따라 휴가철 후 손해율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고, 하반기에 태풍 등 변수가 또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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