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수주 잔고 약 42조원
KAI 경공격기 FA-50. [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국내 방산업체들의 상반기 수주 잔고가 지난해보다 10조원 가까이 늘며40조원을 돌파했다. 전세계 국방비 지출이 늘어나는 추세에 더해 러사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각국들이 군사비 지출을 늘릴 것을 예고하면서 한국 방산 수출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KAI)·한화디펜스·현대로템·LIG넥스원 4개 기업의 올해 상반기 수주 잔고는 약 42조원619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수주 잔고 약 33조2858억원보다 약 9조3336억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우선 국내 방산업체들은 지난달 폴란드에서 최대 25조원 가량의 대규모 수출 실적을 냈다. KAI는 FA-50 경공격기 48 대를 수출하는 30억달러 규모의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현대로템도 K2 전차 긴급소요 및 폴란드형 K2 전차 980 대 물량 등에 대한 기본계약을 했다. 한화디펜스의 경우 K9 자주포, K10 탄약운반장갑차, K11 사격지휘장갑차 등을 수출하기 위한 기본계약을 맺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규모인 이집트 역시 주목할 만한 시장이다. 지난 2월 한화디펜스는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및 K11 사격지휘장갑차 등을 2조원 이상 수출한 바 있다. 이집트 군 당국이 내년에 100여대 가량 고등 훈련기 도입을 추진하는 사업에 KAI도 현지에서 공동 생산과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는 등 도전장을 냈다. 현대로템도 이집트에서 K2 전차 수출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호주에서 한화디펜스의 레드백, 말레이시아에 KAI의 FA-50, 노르웨이에서 현대로템의 K2 등의 대규모 사업들의 올해 수출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계약이 모두 성사될 경우 폴란드 수출 외에 100억~150 억달러 이상의 추가 수출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수출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글로벌 방위산업계에 국내 기업들이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거라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가안보 환경이 전환돼 국방비 증가가 가시화되는 환경에서 (국내 기업들은) 성능, 가격, 신속한 공급능력 등 3박자를 갖췄다”며 “고객 맞춤형 부품과 호환성 및 성능개선 측면에서도 방산수출 수주의 지속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은 세계에서 8번째로 큰 무기 수출국이 됐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주요국 중 무기 수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국가는 한국으로 2012~2016년 대비 2017~2021년 무기 수출량이 17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한국의 비중 역시 2012~2016년 1.0%에서 대비 2017~2021년 2.8%로 확대됐다.
수출이 정부 대 정부의 거래가 주를 이루는 만큼 방산수출 지원체계도 마련될 전망이다. 새 정부는 국정과제 중 하나로 ‘첨단전력 건설과 방산수출 선순환 구조 정착’을 추진하기로 하는 등 방위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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