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김범석 이사회 의장·사진)이 2분기에도 수익성 개선에 성과를 내며 내실을 다지고 있다. 쿠팡은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는 한편 올해 조정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 기준 연간 흑자도 기대하고 있다.

쿠팡은 올해 2분기 매출이 50억3782만달러(약 6조3500억원·분기 평균환율 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 증가했다고 11일 밝혔다. 영업적자는 6714만달러(약 847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87% 줄었다. 쿠팡의 분기 영업적자가 1000억원 이하로 줄어든 것은 지난해 3월 미국 뉴욕증시 상장 이후 처음이다.

분야별로 보면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핵심 사업을 포함한 프로덕트 커머스(Product Commerce) 매출이 48억7753만달러(약 6조15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성장했다. 또 쿠팡이츠 등 신성장 사업 분야(Developing Offerings)도 같은 기간 매출이 24% 증가했다.

쿠팡은 1분기에 이어 수익성 개선에 뚜렷한 성과를 보였다. 2분기 기준 조정 EBITDA는 835억원(6617만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이후로 처음이다. 1분기에는 프로덕트 커머스 기준으로만 조정 EBITDA가 흑자를 기록했는데, 이번 분기 들어 흑자기조가 더욱 확대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그간 대규모 투자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서 수익성 개선이 앞당겨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은 당초 올해 연말까지 조정 EBITDA 기준 손실폭을 4억달러 규모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잡았지만, 이번에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두면서 조정 EBITDA 기준 올해 연간 흑자로 목표치를 조정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10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이번에도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며 “조정 EBITDA가 극적으로 개선된 것은 기술과 인프라, 공급사슬 최적화 등 그간 여러 노력들이 지금 성과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 활성고객수는 1만7885명으로, 전년동기보다 5% 증가했다. 매출증가율은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비대면 거래가 줄어들면서, 지난 분기보다 둔화된 모습이나 온라인 유통업체 평균 매출 증가율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쿠팡은 거래액을 따로 공개하지 않지만, 추정치로 지난해 네이버 커머스를 넘어섰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올 만큼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 국내 이커머스 1위에 올라설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아울러 쿠팡은 신사업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유료회원제인 ‘와우멤버십’ 회원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쿠팡플레이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을 초청한 ‘쿠팡플레이 시리즈’와 오리지널 드라마 ‘안나’의 흥행에 힘입어 7월 MAU(월간 활성이용자수)가 급증하기도 했다. 쿠팡페이의 자회사 쿠팡파이낸셜은 지난 5일 여신전문금융업법상 할부 금융업에 등록 승인을 받았다.

한편 이날 쿠팡 주가는 전일 대비 4.11%오른 19.76달러에 마감했으며, 장 마감 후 장외시장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20달러대에서 거래됐다.

오연주 기자